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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영독서활성화 지원사업]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8-03-19 조회수 238

청춘에게 독서를!
병영독서활성화 지원사업을 응원합니다

군대를 더 큰 기회와 가능성의 공간으로 만들어가는 병영독서활성화 지원사업이 2018년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2012년 50개 부대를 대상으로 시작했던 사업이 해마다 참여부대를 늘리고 프로그램을 다양화해 올해는 260개 부대를 대상으로 하는 독서코칭 등 다섯 개의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다. 하지만 병영 내에서 진행되는 사업이라 일반인은 그 내용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가 태반이다. 그런 면에서 이 사람의 경험은 특별하다. 지난 3년 동안 병영독서 현장을 취재해온 내일신문 여기자의 병영독서활성화 지원사업 이야기.

글/ 송현경 내일신문 기자 사진/ 이의종

 

 

해군 수병과 대화 중인 송기자


안녕하세요. 저는 내일신문 송현경 기자입니다. 문화체육관광부 출입기자인 저는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총 35회에 걸쳐 ‘병영독서활성화 지원사업’ 현장 취재를 했습니다. 병영독서활성화 지원사업은 문체부 예산으로 진행되는 사업이기에 제가 취재하는 기회를 얻게 된 거죠.
가까이는 경기권에 있는 부대에서부터 제주에 있는 해군부대까지 30여 곳이 넘는 부대들을 취재하느라 전국 이곳 저곳을,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하며 돌아다닌 셈입니다. 1년의 2~3달은 매주 진행되는 병영독서활성화 지원사업 현장 취재를 하느라 다른 취재는 거의 뒷전이 되기도 했습니다. 물론 시간이 나면 인근 관광지를 둘러볼 기회도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서울에서 군부대로 사진기자의 차를 타고, 때론 KTX로 왕복 몇 시간씩 오고 가곤 했던 고단한 시간들이었습니다. 마냥 ‘너무 좋았어요’라고 말할 수만은 없는 취재였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3년 동안 저를 병영독서활성화 지원사업 취재에 나서게 한 동력은 전적으로 ‘현장’이었습니다. 이 글을 쓰기 위해 지난 기사들을 출력해 다시 한 번 찬찬히 보니 입가에 슬며시 미소가 떠오르네요. 현장의 무엇이 저를 설레게 하고, 행복하게 하고, ‘또 현장에 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했을까요.

 

서로의 ‘성장통’을 다독이다
지금까지도 가장 기억에 남는 현장은 2015년 7월의 어느 토요일에 진행됐던 육군 20사단 철마대대의 독서코칭 프로그램입니다. 이날 진행됐던 프로그램은 김수정 강사를 중심으로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에 대해 함께 토론하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독서코칭 프로그램이라면 보통 어떤 강의를 생각할까요. 직접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들이라면(취재를 하기 이전의 저를 포함해서) 책을 읽고 토론을 하는 정도로 생각할 것입니다.
그런데 이날 진행됐던 독서코칭 프로그램은 책을 읽고 토론하는 강의를 뛰어넘는 차원이었습니다. 장병들은 검은색 도화지를 받아 들고 그림을 그리고 오려 붙이면서 ‘자신들만의 성장통’에 대해 쏟아냈습니다. 이 과정에서 장병들은 진로 고민, 경제적 어려움, 실연의 아픔 등에 대해 조원들과 자연스럽게 나누었습니다. “주변에서 주는 스트레스 때문에 삶에 의욕이 없고 아무 것도 하기 싫었다” “바리스타를 하고 싶었지만 부모님의 반대로 힘들었다” 등 20대 초반의 청춘이라면 누구나 할 법한, 그러나 쉽게 남에게 털어놓지는 못할 얘기들이 공유됐습니다.
그런데 누구 하나 ‘네 잘못이다’라면서 깎아 내리지 않았습니다. 상대의 마음을 온전히 이해하고 위로했고 자신의 비슷한 경험을 말하며 응원을 했습니다. 멘토로 나선 강사 역시 “마음먹는 대로만 되지 않는 게 인생”이라면서 장병들을 토닥였습니다.

 

도움병사는 배려병사로, 배려병사는 일반병사로
이날 장병들은 책을 ‘내면화’하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거쳤습니다. 제도권 교육을 통해 한 번도 이런 경험을 해 보지 못한 저는 ‘나도 이런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싶다’는 생각까지 했을 정도입니다.
이렇게 제가 직접 현장에서 확인을 하자 다양한 부대에서 독서코칭 프로그램을 통해 책 읽는 문화가 확산되면서 보고되는 긍정적인 사례들을 의구심 없이 받아들일 수 있게 됐습니다. 도움병사는 배려병사로, 배려병사는 일반병사로 변화하는 사례도 독서코칭 프로그램이 끼치는 영향이라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간혹 발생하는 군 내 사건사고를 줄이는 데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이 군 내 소통하는 분위기 형성과 장병 개개인의 자존감 형성이라면, 독서코칭 프로그램은 이 2가지를 이끌어내는 데 다른 어떤 프로그램보다도 기여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특히 독서코칭 프로그램은 프로그램 참가자들의 눈높이에 맞춘 기획이 장점입니다.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모든 장병들에게 사전에 책을 지급하기 때문에 장병들은 원하는 시간에 ‘내 책’을 읽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나아가 전문가들이 부대에 찾아가 장병들과 눈을 맞추고 고개를 끄덕이며 장병들의 말에 귀를 기울입니다. 책을 바탕으로 토론하고 소통하며 때론 스스럼없이 내 문제를 털어놓고 치유를 받는 시간인 것입니다.
개인차는 있겠지만 7회, 혹은 10회로 이뤄지는 독서코칭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장병들이 얼마나 성장하며 도약할지, 상상만 해도 흐뭇합니다.

 

 


 

직업적 의무 뛰어넘는 강사들의 헌신
이런 독서코칭 프로그램의 성과는 참여 주체들의 열의에서 비롯합니다. 무엇보다도 새롭게 다가왔던 것은 장병들의 태도였습니다. 빡빡한 군생활에 힘들고 지쳤을 것이고 책을 읽는다니 재미가 없을 법도 한데 이들의 눈빛은 (진부한 표현입니다만) ‘초롱초롱’했습니다. 강사의 말을 끝까지 집중했고 비록 책을 다 읽지 않고 왔을지언정 토론과 퀴즈풀이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습니다.
게다가 이렇게 책을 만난 장병들은 자발적으로 독서동아리를 결성해 토론하고 비슷한 분야의 책을 찾아 읽습니다. 마냥 ‘젊은이들은 책을 읽지 않는다’라고 할 것이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 책을 읽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우리 사회가 고민해야 할 것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강사들의 헌신도 참으로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2017년 11월 취재 때 만난 김진규 강사는 서울에서 화천까지 몇 시간을 걸려 매주 오고 갔습니다. 이날 그는 프로그램에 사용할 물품들을 트렁크에서 끝도 없이 꺼냈습니다. 스케치북, 싸인펜과 같은 자잘한 물품에서부터 간식이며 마스크팩 등 아기자기한 선물에 2리터짜리 생수와 이 생수를 쏟을 퍼포먼스를 할 커다란 통까지, 준비물은 혼자서는 옮기기도 어려울 만큼 많았습니다.
김 강사뿐 아니라 제가 만난 강사들은 대부분 자신만의 이런 준비를 통해 장병들을 프로그램에 몰입시키고 있었습니다. 직업인으로서의 의무를 넘어서는 강사들의 헌신이 있었기에 어떤 장병은 프로그램이 끝난 이후에도 수시로 강사와 연락하며 상담을 했을 것입니다. 또 다른 장병은 독서코칭 프로그램을 통해 새로운 진로를 개척, 수능 공부를 해 원하는 전공을 공부하게 됐습니다. 강사들의 장병들에 대한 사랑과 관심이 이뤄낸 결실이라고 생각합니다.

 

 

심포지엄, 간담회 통해 개선책 모색도
저는 담당관들의 마음씀씀이에도 감동을 했습니다. 그들은 장병들이 책 읽을 환경을 만들기 위해 직업인 이상의 열정을 쏟았습니다. 이들은 “내 아들이라고 생각하고” “뭐 하나라도 더 해 줄 수 있는 것이 없을까” 고민했습니다. 2015년에 만난 조성민 육군 제30기계화보병사단 유니콘부대 상사는 병영도서관을 좀 더 장병들을 위한 곳으로 만들기 위해 도서관법상 ‘작은도서관’으로 등록하기까지 했습니다. 작은도서관으로 등록되면 다양한 정부 지원사업에 참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담당관들이 이렇게 도서관에 열성을 다 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한 지휘관들의 노력도 물론, 인정받아야 할 것입니다.
나아가 독서코칭 프로그램을 통해 군부대가 지역사회와 긴밀해지는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화천에 위치한 육군 27사단 이기자부대의 경우 화천군의 배려로 2017년 독서코칭 프로그램을 화천군 사내도서관에서 정기적으로 진행했고 신광태 사내면장이 함께 할 때도 있었습니다. 어차피 함께 해야 하는 군부대와 지역사회가 독서코칭 프로그램을 통해 소통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병영독서활성화 지원사업이 완벽한 사업은 아닙니다. 군부대의 경우, 그 특수성으로 인해 독서 환경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고 독서코칭 프로그램에 주력하기 쉽지 않은 곳도 있습니다. 장병들의 독서 수준은 저마다 달라 어떤 장병은 생각보다 읽기 어려운 책에 곤혹스러워 하고 담당관들은 완독을 하지 않는 장병들을 걱정스러워하기도 합니다. 때론 담당관들과 강사들의 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문제도 있습니다. 그 외에도 크고 작은 문제점들이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러나 병영독서활성화 지원사업은 이 모든 문제점들을 그저 묻어두지 않습니다. 담당관 워크숍, 강사 워크숍 등을 통해 끊임없이 개선책을 고민하고 심포지엄과 보고서, 간담회를 통해 해결책을 모색합니다.

 

책 읽지 않는 사회이기에 더욱 필요
아시다시피 우리 사회는 책을 읽지 않는 사회입니다. 2015년 국민 독서실태 조사에 따르면 성인 독서율은 65.3%에 불과합니다. 1년에 1권도 책을 읽지 않은 성인이 30%가 넘는다는 얘기입니다. 유아·어린이들은 부모의 손에 이끌려 도서관을 찾는 등 독서를 하지만 입시 교육에 치여 초등학교 고학년만 되어도 책을 손에 잡기는 쉽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청년들이 책을 읽지 않는 이유입니다.
이런 상황이기에 병영독서활성화 지원사업은 너무나도 필요합니다. 책을 손에 놓아버린 젊은이들이 다시 독서의 즐거움을 맛볼 수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독서코칭 프로그램에 참여한 장병들은 앞으로도 책을 가까이 하고, 책을 통해 자신의 삶을 성찰하는 인재로 성장할 것입니다. 이들이 결국 국가 전체를 바른 방향으로 이끌어갈 시민 한 명, 한 명으로 성장하는 것이겠지요. 그것이 세금으로 병영독서활성화 지원사업을 운영하는 이유일 것입니다.

2018년에도 병영독서활성화 지원사업이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확대하면서 지금까지처럼 내실 있게 진행되기를 기원합니다. 내일신문은 앞으로도 병영독서활성화 지원사업의 현장에 있겠습니다. 충성!

 


 

 

병영매거진 HIM  2018년 3월호(v.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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