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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성 이병 (개인 순위 : 6위, 누적권수 40권)
부대명 [육군] 군수사 탄약사 2탄약창

전체 감상평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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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마지막은 어떠할까. 지금 내가 생각하는 것들을 모두 이루고 죽었을지, 아니면 다른 평범한 사람들처럼 어물쩍하게 노년의 시간을 보내며 죽을지. 사실은 죽음이라는 것은 언제 나에게 찾아올지 모르기 때문에 어떻게, 언제, 어디서 등 구체적인 논리를 따져가며 미래를 논하긴 어렵다. 그래서인지 보통 사람들은 보통 죽음을 생각하지 않고 삶을 살아간다. 그것이 얼마나 삶의 고귀한 존재인지 모른 채 말이다. <마지막 강의>는 우리보다 먼저 떠난 랜디 포시가 우리에게 전하는 가장 아름다운 작별인사다. 그가 전해주는 따뜻한 한마디는 오늘 맞이하는 나의 삶이 얼마나 소중한 순간인지 알게 해주는 특별한 선물이다. 또 그가 말한 것처럼 나는 하루하루를 뜻깊게 살아가고 싶다. 어제의 나보다 오늘의 내가 더 낫고, 내일의 내가 오늘보다 더 나을 수 있기를 말이다. 그리고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몰랐던 나의 마지막 순간을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었다. 언제, 어디서 죽을지는 모르지만 아마 나 스스로가 ‘너는 정말 열심히 살았어. 후회 따윈 하지 않아.’라며, 곧장 죽을 때, 그때까지도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지 않을까 싶다. 내 친구 중에 삶을 비관하는 한 친구가 있는데, 휴가 때 이 책을 선물해줄 것이다. 그가 이번 기회에 꼭 자기 삶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2016-12-06 23:51:49
자, 서점이나 도서관에서 도시와 관련된, 도시를 그려낸 책들을 상상해보자. 에세이, 소설, 기행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소재가 되어 온 파리, 뉴욕, 런던 등의 도시들은 아마 책에서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수도 서울은 어떠한가? 책의 소재가 된 세계 여러 도시 중에서 아마도 서울이 꼴찌가 아닐까 싶다. 그만큼 서울은 정작 우리 곁에 있으면서도 가까이하기 어려웠던 건 아닐까. 등잔 밑이 어둡다는 말처럼 누구에겐 가까워 친숙하지만, 또 누군가에겐 지리적으로 너무 멀어서 어려워하는 것처럼 말이다. 도시에 관련된 책들이 홍수처럼 나왔지만, 서울의 부재를 아쉬워할 때쯤, <서울, 어느 날 소설이 되다>를 마주했다. 우리나라 9명의 여자 소설작가들이 서울이라는 도시를 주제로 해서 단편 9편을 썼고, 그것들이 엮여 한 권의 책으로 나온 것이다. 서울은 고정적이든 유동적이든 인구 비율이 우리나라의 인구에서 꽤나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이 나라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대개 서울이 출발점이다. 그래서 글 소재의 가치도 높을 텐데, 이 책이 ‘왜 이제야 나왔을까.’라는 아쉬움도 조금 들었지만, 그것은 곧 기대감으로 바뀌었다. 왜냐하면, 9명의 작가가 얼마나 서울을 세련되게 표현했겠느냐는 생각에 금세 호기심이 부풀었기 때문이다. 내게 서울은, 되게 삭막하고, 각박한 도시다. 그리고 끝이 없는 교통체증은 덤이다. 그래서 그런지, 소설에서는 내 머릿속의 서울을 친근하고 따뜻한 도시로써 이야기해줄 것이라 기대했지만, 초장부터 어긋나버렸다. 특히 <북촌>, <1968년의 만우절>은 주인공에게 서울은 잠시도 호락호락하지 않는, 그리고 쓸쓸함과 외로움이 자연스러운, 그런 도시였다. 또 그 어려움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고군분투를 하며 생활하는 모습을 보면서, 특히 그들에게서 애증 같은 감정도 느껴졌다. <서울, 어느 날 소설이 되다>을 읽으면서, 늘 무심히 지나쳤던 서울이라는 도시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누군가에겐 삶을 전환할 수 있는 희망의 도시로 느껴질 수 있지만, 또 다른 이에겐 애정 등의 감정으로 생각될 수 있다는 새로운 면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은 사람들과 이런 질문을 해보고 싶다. 당신에게 서울은 어떤 도시입니까?2016-12-05 23:06:13
나는 예전에 영화 올드보이에 빗대서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었다. ‘사방이 책으로 둘러싸인 방이라면 내 평생 군만두만 먹고 살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지금도 책을 좋아하지만, 지금보다 더 책을 사랑했던 과거의 내가 한 무서운 상상이다. 현실에서 이렇게 ‘사방이 책으로 둘러싸인 곳’이라면 서점이나 출판사 창고가 될 수도 있겠지만, 보통 우리에겐 보통 도서관이 친숙할 것이다. 다른 사람들은 잘 모르겠지만 나는 도서관에 가면 마음이 편하다. 책은 다이어트 할 필요 없는 마음의 양식이니, 마음껏 읽을 수 있다는 생각과 빽빽이 있는 서책들을 보면 마음이 괜히 흐뭇해진다. 이러한 도서관과 책에 대한 애정으로 나는 주변에 새로 생긴 도서관이 있다면 발 도장을 찍거나, 다른 지역을 갈 기회가 있으면 그 주변 도서관을 들르곤 한다. 도서관마다 분위기는 조금씩 다르지만, 특별한 기능이 있는 곳을 제외하곤 외양은 비슷하다. 그래서 어느 책의 한 귀퉁이나 신문에서 유서 깊은 외국 도서관들을 보면 눈길이 절로 간다. 게다가 그 도서관들을 둘러싼 역사나 의미를 알게 되는 쏠쏠함도 있다. <세계 도서관 기행>도 그러했다. 저자는 국회 도서관장이었던 시절, 국제 협력 업무의 목적으로 돌아다녔던 세계 곳곳의 도서관들을 소개하는데, 여행이 아닌 공식적인 방문이었기에 실무자의 생생한 안내가 곁들어져 보다 전문적인 느낌이 많이 든다. 그래서 이 책은 일반 여행기처럼 풍경이나 이용자들의 모습을 소개하기보다는 그 도서관의 기능과 역사 등에 중점을 두었다. 어떤 이유로 도서관이 지어졌는지, 그럼 그 도서관 이름의 유래는 어디서 왔는지, 지역 사회에서 이 도서관이 어떤 역할을 하며 이용자들과의 교류를 통해 과연 어떤 효과를 내는지에 대해 실무자의 설명을 덧붙여 이야기한다. 그리고 여기에 꽤 많은 사진이 더해져서 ‘눈 호강’을 제대로 누릴 수 있다. 또한, 매 도서관을 소개할 때마다 꼭 들어가 있는 사진이 있다. 바로 거대한 원형 돔의 벽들을 둘러싼 수많은 책과 그 책들을 읽고 있는 이용자들 사진이다. 이 둘의 조화를 보고 있자면 도서관이 보여주는 매력에 흠뻑 빠져들면서 나도 모르게 공부하고 싶은 의지가 불끈 솟아오른다. 그리고 그 도서관들을 이용했던 저명한 학자들과 얽힌 이야기, 도서관 앞에 있는 동상 주인공들과의 연관성 등 도서관에 대한 사연들을 엮어서 스토리텔링식으로 이야기하는 것도 눈길을 끈다. 이런 식으로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도서관, 독일의 베를린국립도서관, 한국의 규장각 등 여러 나라의 각각 특색있는 도서관들을 글로써 여행하다 보면 새삼스럽게 도서관의 고마움을 깨닫게 된다. 그저 생각 없이 편리하게 이용했던 도서관 시설과 책들이 정보와 지식의 나눔을 위해 노력한 사람들의 땀방울들이 배어있다는 생각에 이제는 도서관 요소 하나하나가 의미있게 느껴진다. 세계 곳곳에 웅장하거나 소박한 모습으로 인간의 지적 재산인 역사, 문학, 철학 등을 품고 있는 도서관들을 따라 여행하고, 도서관의 매력을 멋있게 때로는 아름답게 표현한 다양한 수식들을 보며 어떤 것이 제일 어울릴까 고민을 많이 했다. 고민 끝에 내가 선택한 것은 ‘오래된 미래’다. 짧게는 수십 년, 길게는 수천 년까지 인류가 쌓아온 지적 집약체인 도서관은 곧 현재의 배움터이자 미래의 인류가 지혜롭게 나아갈 수 있는 디딤돌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세계 곳곳에 있는 ‘오래된 미래’를 한 바퀴 둘러보니 책에 대한 애정은 더 깊어지고, 휴가 나가면 도서관에 갈 수 있다는 생각에 설렘이 더해진다.2016-12-04 22:33:15
‘죽을 만큼 아프지 않은’ 용화고등학교 3학년, 태만생(太滿生)이라는 학생이 있다. 이 친구는 이제 막 고3으로 진급할 예정이었는데, 누구나 이 시기가 되면 취업을 할지, 대학을 갈지 진로 고민을 한다. 태만생도 예외는 아니다. 그는 20살이 되기 전 1년간의 계획은커녕 하루하루 학교 가기 싫어 그저 버티는,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는 어느 한 청소년에 불과하다. 그러던 중 예상치 못한 담임선생님과의 면담이 시작되면서 충동적으로 졸업 후 취업을 한다고 말하게 된다. 그에겐 집안에 살림을 보탠다든지 그런 거창한 계획 따윈 없이, 단지 학교에서 취업 준비생이면 출석체크를 안 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아버지와의 면담에서는 대학에 간다고 말한다. 이것 또한 대단한 이유는 없다. 만약 졸업하고 나서 취업을 하게 되면 바로 취직시켜 아버지의 울타리에 평생 살 것 같은 두려움과 집에서 벗어나고 싶은 욕구 때문이다. 졸지에 취업 준비생과 대학 진학이라는 두 가지 타이틀을 쥐게 된 태만생에게 부모님이 급작스럽게 미국에 이민을 가버리면서, 본격적으로 십 대의 성장통이 시작된다. 태만생은 부모님이 떠나시면서 갑작스럽게 집을 비우고 허름한 단칸 옥탑방에서 조촐히 살림을 차린다. 그래서 결국 그에게 남은 건 몇몇 안 되는 가전제품과 덜덜거리는 보일러, 손톱만 한 단칸방뿐이다. 그리고 그는 풋풋한 연애도 해보고 싶었지만 정작 마음에 두고 있던 여학생과는 매번 어긋남의 연속이다. 무엇보다도 미래에 대한 생각이 없으니깐 망망대해에 있는 돛단배처럼 이리 흔들리고, 저 흔들리면서 갈피를 잡지 못한 채 살아간다. 태만생은 주변에 조언해 줄 사람도 없고, 집에 돌아오면 우뚝 솟은 옥탑방에 갇혀 있다는 고립감과 함께 쓸쓸함을 느낀다. 작가는 이 서글픈 환경 속에 자라는 태만생에게 개성 있는 친구와 털털하지만, 은근히 따뜻한 구석이 있는 이성 친구를 넣어주면서, 그에게 삶의 희로애락을 느끼게 해주면서 성장통을 극복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한다. 그에게 때로는 소소한 기쁨을 주기도 하지만 아직도 태만생의 대부분 감정은 아픔이다. 소설은 이렇게 막을 내린다. 다른 소설처럼 주인공이 행복하게 끝나는 해피 엔딩이 아니라 현실처럼 뚜렷한 답이 없는 그저 불분명한 끝. 태만생이 겪는 십 대의 성장통에 대해 이렇다 한 처방전이 아닌 명확하지 않고 불분명한 끝을 가지기에 소설은 더욱더 십 대의 이야기 같다. 우리도 누구나 성장통을 겪고 성인이 된다. 나도 만생이처럼 아픈 십 대를 보낸 한 사람으로써, 어떻게 보면 펜으로 쓰인 가상의 주인공이지만 ‘죽을 만큼 아프지 않다’라고 말하며 인생에 한 걸음씩 다가가고 있는 그를 응원한다.2016-12-03 23:34:32
‘어리석은 사람은 방황하지만, 현명한 사람은 여행한다.’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세상에 지치고 치여, 힘들 때면 여행만큼 좋은 보약이 없다는 것이다. 이 말에 심히 공감하고, 지금도 나에게 많이 필요하다. 마음이 힘들 때, 친구들과 이곳저곳 돌아다니는 만큼 시간 가는 게 없고, 여행을 하면 스트레스받던 일도 눈 깜짝할 사이에 아무것도 아닌 일이 된다. 그런데 <내가 혼자 여행하는 이유>에선 여행도 좋지만 다른 사람들과 함께 가는 것보다 혼자 다닐 것을 추천한다. 카트린 지타는 본래 혼자 여행 다닌 것을 상상하지 못할 만큼 다른 이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했지만, 자신이 슬럼프를 겪으면서 스스로에게 힐링이 필요함을 깨닫는다. 그래서 그녀는 홀로 50개국을 7년 동안 돌아다니면서 진정으로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가는 과정을 겪는다. 알아가면서 그녀는 사람들이 가장 불행해지는 이유를 인생에서의 잘못된 우선순위라고 말한다. 타인의 기대치가 자신의 자유의지보다 높게 잡기에 삶이 힘들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홀로 여행을 다니며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탐구했고, 그동안 자신이 잘못 정했던 삶의 우선순위를 바로 잡았다. 그래서 여행이 끝난 후, 다시 평소 생활로 돌아온 그녀는 이때껏 했던 기자생활을 접고, 심리코치 공부를 해 11년 동안 그 일을 즐겁게 하고 있다.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누구나 한 번쯤은 자기 일과 행복을 찾기 위해 여행을 떠나야 한다.’라고. 홀로 여행이야말로 내가 원하는 삶을 찾고, 잘못된 우선순위를 다시 정리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혼자 여행을 다니는 것은 쉽지 않다. 사람들이 홀로 여행다니는 사람을 보면 쓸쓸해보이고, 외톨이처럼 바라보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꺼려한다. 나 또한 그런 편견이 없지않아 있기 때문에 되도록 친구들과 함께 다니는 편이다. 하지만 카트린 지타처럼 요새 나도 방황하고 힘들다. 군대생활에 지치기도 하고,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왠지 모를 도피감도 들기 때문이다. 전역을 하면 그녀처럼 혼자 여행을 떠나볼 셈이다. 그래서 내 삶의 목표가 무엇이고, 나에게 중요한 우선순위를 찾을 것이다.2016-12-02 22:57:59
사람들은 저마다 좋아하는 것들이 있다. 운동을 즐기는 사람이 있는가, 반면 글을 쓰고, 책읽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 나는 후자에 속한다. 어릴 때부터 책 읽기를 좋아하진 않았지만 점점 성인이 되면서 독서를 할 때면 먼가 모를 가슴속에 뜨거운 감정이 일어나는 듯 했고,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는다.’라는 안중근의 말을 공감할 만큼 나도 모르게 독서에 중독되었다. 나는 그 중에서 시를 참 좋아한다. 시는 시어가 담긴 의미를 내가 스스로 느끼면서 반영하기 때문에 소설이나 수필 같은 작가의 의도를 벗어나 있는 그대로를 음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윤동주,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는 그런 의미에서 내 가슴속에 또 하나의 별을 새겨준 시집이다. 시집 중에 윤동주의 ‘별헤는 밤’이라는 시가 있다. 윤동주는 가을 밤하늘을 보며 이렇게 생각하는데,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라며 그는 별 하나에 하나씩 자신이 중요하게 여기는 것들을 덧붙인다. 별에 자신이 소중히 여기는 것들을 넣고, 거기에서도 쓸쓸함과 동경, 시를 별과 같다고 표현한 윤동주의 감성(感性), 그의 감성을 느낄 수 있다는 것에 대한 감사함과 존경을 표한다. 그럼 나도 윤동주처럼 별 하나에 의미부여를 한다면 과연 무엇을 넣을까. 나는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짝사랑과, 별 하나에 웃음과, 별 하나에 우정과, 별 하나에 꿈과, 별 하나에 감사함’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윤동주처럼 나에겐 24년간의 ‘추억’들이 소중하고, 내 ‘친구’들, ‘꿈’을 그리워하는 마음, 행복한 ‘웃음’, 마지막으로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짝사랑’, 그 순수함 자체가 별과 닮은 것 같다. 이처럼 시(詩)는 시인의 마음과 감정을 느끼면서도 나의 감성을 거울처럼 비추며 바라볼 수 있어 인생의 활력소가 되어준다. 몇몇 사람들은 시가 지루하고, 자신과 거리가 멀 것 같다는 이유로 피하는 경우가 많은데, 바쁜 일상과 사람들에 치여 힘들어할 때면, 짧은 시라도 좋으니 공허한 마음을 채웠으면 좋겠다.2016-12-01 23:36:16
사랑하는 사람을 먼저 떠나보내는 일은 누구에게나 견디기 힘든 일이다. 그 사람 덕에 웃고, 울고, 고민을 털어놓으며 위안을 얻었는데, 그를 보기는커녕 다시는 목소리조차 들을 수 없기 때문이다. <혼자 책 읽는 시간>의 저자 니나도 누구보다도 똑똑하고, 착하고 동생을 아낌없이 사랑했던 언니를 암으로 잃고, 이제는 언니가 없는 세상을 살아가야 하는 생각과 동시에 암담함 속에 힘들어했다. 언니를 많이 믿고 따랐기 때문에, 때론 부모님보다 언니에게 인정을 받길 원했던 니나에게 밀려오는 상실함은 견디기 힘든 고통이었다. 그 후, 3년이 지난 시간의 흐름 속에서도 흘려보내지 못했던 그녀에게 어느 날 책이 노크하면서 특별한 시간이 시작된다. 그녀는 ‘드라큘라’라는 책을 하루 만에 읽고 난 다음 날, 아침에 개운하게 일어난다.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개운함, 바로 단순히 오전의 공기가 주는 상쾌함이 아닌 머리와 마음속 깊은 곳에서 솟아오르는 개운함이었다. 니나는 이 일을 계기로 하나 깨달음을 얻게 된다. 바로 언니에 대해 슬픈 생각을 하지도 못하게 매일 일이나 무엇을 하는 게 아닌, 슬픔에 대해 인정하고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그 매개가 책이었다. 그녀는 언니가 없더라도 자신이 왜 살아가야 하는지, 살아간다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책을 통해 그 목적을 알 수 있었고, 세상을 살아갈 용기를 얻었다. 그녀는 이 과정을 통해서 평범한 삶으로 다시 돌아갈 길을 찾기로 결심을 한다. 돌이켜 보면 나도 책을 통해 위로를 받은 적이 많다. 타인에게 상처받고, 스스로에게도 실망하고, 세상이라는 높은 벽에 부딪혔을 때에도 굳이 책 전체가 아니더라도 책 한 구절, 사소한 글귀에도 위로받고 슬픔을 이겨내고 다시 힘을 낼 용기를 얻기도 했다. 고요한 방에 혼자 덩그러니 앉아 책장을 넘길 때나 넓은 세상을 혼자 남겨진 것처럼 쓸쓸함과 고독함이 느껴질 때, 책을 읽으면 어느샌가 안정과 함께 한결 기분이 나아지곤 했다. 그리고 책을 통해 특별한 시간을 보냈던 니나처럼 나에게도 앞으로 책과 함께 어떤 근사한 경험을 할 수 있을지 기대해본다.2016-11-30 23:01:31
우리는 문제투성이인 세상을 살면서 시시때때로 다양한 사건들을 접한다. 지구 반대쪽에서 일어나는 내전, 민주화 시위, 이웃 나라에서 일어나는 참혹한 재난 등 우리는 인터넷 뉴스, 텔레비전과 같은 매체들을 통해서 세상을 알고 느끼게 된다. 이를 통해서 폭압적인 지도자들에게는 비난하고 이에 맞서는 사람들에게는 응원을 주기도 하며, 천재지변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이들에겐 따뜻한 손길로 어루만져주기도 한다. 그래서 다양한 소식들을 전할 수 있는 ‘세상을 바라보는 눈’인 보도 매체가 중요한 까닭이다. 그리고 이 보도 매체의 중심에는 기자가 있다. 그들은 직접 발로 뛰고 또 뛰면서 세상의 소식들을 주워 담아, 오리고 붙여 하나의 뉴스를 만든다. 그렇게 기자의 손끝에서 만들어진 뉴스는 안방에 있는 우리들의 머리와 가슴을 울린다. <세상의 끝에 내가 있다>는 온갖 처절한 뉴스 현장을 누비며 그곳의 상태와 실태에 대해 강렬하고 현실감 있게 전달한 기자이자 앵커, 앤더스 쿠퍼의 에세이이다. 그는 미국의 부호 가문에서 태어났음에도 안락한 삶보다는 세계 곳곳에 있는 치열한 삶의 현장을 경험하고 부딪쳐보고 싶었다. 그래서 지금은 그가 원하는 대로 세계각지를 누비며 존경을 받는 뉴스앵커이지만 처음부터 순탄한 것은 아니었다. 대학교를 졸업했지만 마땅한 기자 자리를 찾지 못했던 그는 결국 조그만한 방송국에 들어가 기자진위여부만 확인하는 업무를 맡았다. 하지만, 그에게 내재된 잠재적인 취재 욕구가 숨을 죽이는 시간은 얼마 되지 않았다. 1992년, 앤더스는 친구의 부탁을 받고 함께 무작정 소말리아로 떠나게 된다. 그곳에서 참혹한 기근을 보고 취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 앤더스는 생생하게 현장을 포착해냈고, 이를 계기로 원하던 기자 자리를 얻을 수 있었다. 그렇게 그의 험난한 여정은 시작되었다. 시리아, 인도네시아, 이라크, 미얀마 등 재해와 전쟁으로 상처 입은 세계 곳곳엔 항상 그가 먼저 앞장섰고, 선진국과 같은 나라나 대도시 사람들은 평생 상상도 못 하는 고통과 삶, 죽음이 공존하는 곳에서 끊임없이 소식을 전했다. 그처럼 기자로서 해야 할 역할과 책임감을 정말 잘 실천하는 언론인이 있는가하면 요즘엔 오히려 그 반대인 사람들도 많다. 그런 사람들 또한 앤더스처럼 신념과 사명을 가지고 기자나 앵커, 저널리스트를 시작하지 않았을까. 현재 언론인으로서 자세를 잊은 사람들에게, 초심으로 돌아가라는 의미로 이 책을 권하고 싶다.2016-11-29 23:40:33
평범한 시민이자 소비자였던 주디스는 흥청망청 사들이는 크리스마스와 연말 분위기의 뉴욕거리를 걷다가 양손에 가득 담긴 쇼핑백을 물웅덩이에 빠뜨리고 만다. 주디스는 무시하기 어려운 금액들의 물건들이기에, 당연히 내버려 두지 않았다. 바삐 걷는 사람들 틈에서 그녀는 물건을 하나둘씩 담기 시작하는데, 갑자기 한 가지 생각이 불현듯 스치게 된다. ‘메리 크리스마스? 좋아하시네. 이게 자유라는 거야? 나는 다신 사지 않겠어.’라며 그녀는 소비에 환멸을 느끼게 된다. 소비하지 않으면 못 배기는 사회, 무엇이든지 사야만 할 것 같은 분위기에 사지 않으면 바보가 되는 세상에 대한, 집안과 도시 곳곳에 만연한 소비를 권하는 사회 풍조에 의문을 느낀 것이다. 왜 소비해야 하며, 우리는 무엇을 위해 소비해야 하는 건가? 이러한 과거의 작은 경험에서 떠오른 생각에서 그녀의 도전은 시작되었다. 바로 ‘아무것도 사지 않는 1년’이라는 프로젝트를 말이다. 그녀는 자신의 남자친구, 폴과 함께 꼭 사야 하는 생필품을 제외하곤 1년 동안 아무것도 사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음식, 휴지, 물과 같은 생활에 필요한 것만 빼고, 옷과 화장품 등은 사지 않는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일인데 그들은 직접 실행에 옮겼고, 갖은 유혹과 갈등이 있었지만 약속한 1년을 버티고 성공하게 된다. 그야말로 그들은 흔히 말하는 고난한 여정을 마쳤다. 그러면서 주디스와 폴은 이 프로젝트를 통해서 반 소비주의자가 아닌 소비자에서 시민으로 전환했다. 단순히 ‘사지 말자.’에서 시작했지만 크고 작은 것에 대한 욕망 앞에 일희일비하는 자신들의 모습을 뒤로 한 발짝 물러서며 객관적으로 관찰한 결과, 합리적인 소비가 무엇인지, 우리가 소비하면서 생겼던 과정과 결과에 대해 더욱 통찰을 가지고 끊임없이 생각하고 고민한 결과였다. 그런 의미에서 <굿바이 쇼핑>은 현재 맹목적으로 소비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충고를 해주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나도 예외는 아니다. 인터넷 쇼핑을 하고 있으면 마음에 드는 옷, 책, 물건 등을 보면 나도 모르게 충동적으로 물건을 구매하곤 했다. 이것이 내게 꼭 필요하다고 하기보다 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면 바로 샀었고, 곧바로 후회하기 일쑤였던 적이 하루 이틀이 아니었다. 덕분에 나는 이 책을 과거 나의 소비방식에 대해 반성하면서 읽었다. 스스로 합리적인 소비였다고 자기 합리화하는 과거 내 모습을 말이다. 또한 주디스의 생활습관을 보면서, 우선 어디서건 ‘사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면 그것이 내게 꼭 필요한 것인지 자문하며 1시간 동안 고민하고 구매하는 계획을 배울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이렇게 그녀는 자기 생활에 비추어 ‘소비를 권하는 사회’를 비판하고, 독자가 ‘합리적인 소비자’로 거듭나게끔 이끌어준다. 요즘은 소비가 참 쉬운 세상이다. 신발을 신고 밖으로 나가 구매하는 것이 아닌 클릭 한 번으로도 바다 건너 있는 물건을 살 수 있는 세상은 오히려 사람들에게 충동적인 소비를 부추기고 있다. 이렇게 소비의 폭이 넓어지고, 속도는 빨라지지만, 그에 비해 사람들의 의식 수준은 반비례한 것 같다. 이제는 소비를 멈추고 생각해보아야 한다. 자신이 충동과 낭비가 심하지 않은지, 남의 말에 홀려 물건을 사고 있지는 않은지, 필요와 합리라는 명목이 내 장바구니에 빠지지 않았는지 한 번쯤 검토해봐야 할 것이다.2016-11-28 21:16:11
현재 우리와 가장 가까운 역사인 조선의 수도는 한양, 다시 말해 지금의 서울이었다. 조선왕조 500년의 굳건히 버텨온 수도답게, 서울 곳곳엔 동대문, 숭례문, 경복궁 등 지난날의 흔적들이 그 시절의 위용을 뽐내듯이 자랑하고 있다. 그리고 조선 이전의 고려, 신라, 백제 등의 수도에서도 문화재들이 그 당대 최고의 기술과 선조들의 지혜로서 세워졌으므로 그 위엄을 마음껏 드러내었을 것이다. 한 나라의 수도는 위엄도 위엄이거니와, 모든 역량이 집중되어있기 때문에 존재 자체만으로도 후대에 역사를 바로 전달할 수 있는 역할이어서 더할 나위 없이 중요하다. 하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그 대단한 위세를 후대에 전해줄 수 없어 안타까움이 드는 수도가 많은데, 그중 하나가 백제, 사비성이다. 백제의 첫 번째 수도, 한성에 이어 웅진에서도 모반과 수많은 전쟁으로 인해 왕권이 약해지자 위기를 타파하고 더욱더 강력한 국가로 성장하기 위해 26대 왕 성왕은, 수도를 사비로 천도를 결심한다. 사비는 바다와 가까운 도시여서, 바닷길을 이용해 다시 한 번 해상무역을 통해 경제적 부흥을 일으키겠다는 성왕의 의지와 들어맞았지만, 탁 트인 지형적 위치 탓에 주변 신하들의 반대가 극심하였다. 하지만 성왕은 천도 청을 설치하면서까지 강력한 의지를 내비치고, 백성들의 신임을 받고 있던 국사 겸임의 도움으로 수도를 가까스로 옮길 수 있었다. 연간 이백만 명의 인력을 동원하여 자국의 기술과 타국의 선진 문명을 거침없이 받아드리면서 사비성은 제 모습을 갖추기 시작했다. 석탑, 사찰, 도성, 백성의 거주지까지 웅장하면서도 반듯하고, 세심하게 물길과 대로까지 계산하여 지은 새로운 수도였다. 성왕은 위엄 있는 수도답게 군사, 정치, 경제, 종교 등 체계를 재정비하고 기존의 법들을 수정하여 백성은 물론이고, 군인들까지 그 여권을 고려하여 새로운 백제로서 거듭나길 노력했다. 또한, 해상무역의 중심지로 성장하기 위해 항구 건설을 하는 등 백제의 성장 발판의 밑거름을 단단히 굳혔다. 이렇게 귀족세력과 백성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538년, 드디어 백제의 사비성 건설의 마침표를 찍게 된다. 하지만 철저한 계획도시로써 구성과 기능을 세밀하게 따져 축조된 사비성은 아쉽게도 현재 그 형태를 알아볼 수 없다. 천 년이 넘는 시간의 흐름 때문일 수도 있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이유는 백제가 멸망했다는 것이다. 역사는 패자의 입장보단 승자와 가깝기에 백제의 숨결이 가득했던 사비성은 적들의 수중에 온전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기에 <사비성 사라진 미래도시>의 책이 갖는 의미가 크다. 해상 왕국을 꿈꾸던 백제의 야심 찬 흔적과 함께 알려지지 않았던 사비성과 관련된 이야기, 그리고 지금까지 발견된 터와 역사의 흔적들을 토대로 컴퓨터그래픽 디자인을 활용하여 사비성에 대해 선명하게 알려주기 때문이다. 한반도의 과거 신도시 계발 프로젝트로써 7, 8백년의 백제의 역사와 함께 끝을 맺었던 백제의 3번째 수도 사비성. 그 사비성을 위해 피땀을 흘렸던 백성과 성왕의 의지는 이 책을 통해서 선연히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백제 때 이후로 한 번도 지명이 바뀌지 않았던 사비성의 땅 부여, 천 년이 넘은 지금 이 시각까지 어쩌면 사비의 숨결이 지금도 휘감고 있지는 않을까.2016-11-27 18:51: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