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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식 병장 (개인 순위 : 719위, 누적권수 21권)
부대명 [육군] 2군단 102통신단 722통신대대

전체 감상평 21

(Page 1/3)
카스테라는 국내 소설가 박민규가 쓴 10편의 단편소설집입니다. 예전에 이 작가가 쓴 ‘지구영웅전설’이라는 책으로 한번 접한 적이 있었는데 조금 어렸을 때이기도 했지만 내용이 도대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 것인지 알지 못했습니다. 이것이 곧 국내 작가들이 쓴 소설은 아무래도 너무 어려울 것이라는 편견이 그날 이후로 머릿속에 박혔습니다. 어머니가 보내주신 책들 중 하나라서 읽게 되었고 편견으로 인한 불안감으로 책 읽기가 살짝 두려운 채로 페이지를 펼쳤습니다. 10편의 단편소설 중에서 표지 제목과 같은 단편소설인 ‘카스테라’에 관한 독후감을 써보고자 합니다. 주인공인 ‘나’는 원룸에서 자취하고 있는 대학생으로 소음이 심한 냉장고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나’는 냉장고의 소음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와중에 냉장고의 역사와 같이 냉장고와 관련된 것을 공부하고 ‘걸리버 여행기’를 시작으로 아버지, 어머니 등 온갖 것을 냉장고에 집어넣습니다. 그러다가 세기의 마지막 밤을 보낸 다음날 냉장고가 고요한 것을 느낀 ‘나’는 벌컥 냉장고를 열었는데 속은 텅 비어 있었고 한 조각의 카스테라가 있었습니다. ‘나’는 그 카스테라를 씹으며 눈물을 흘립니다. 읽고 나서 솔직히 작가가 의도하는 바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인지는 못하겠지만 저 나름대로 느낀 것이 있었습니다. 주인공은 코끼리를 넣는 방법을 보고 부모님을 시작해서 학교, 미국, 중국 등 말도 되지 않은 것들을 다 집어넣습니다. 그러다가 이런 말이 있습니다. “언뜻 닥치는 대로 집어넣은 듯하지만, 그러나 분명한 원칙을 따른 것이었다. 원칙은 물론 둘 중 하나-소중하거나, 세상의 해악인 것.” 그리고 뒤이어서 “뒤죽박죽. 나로서도 이젠 뭐가 뭔지 도무지 알 수 없을 지경이었다. 그것은 하나의 세계였다.”라고 나옵니다. 그리고 세기의 마지막 밤을 보낸 다음날 냉장고를 열어보니 넣은 것들은 다 사라져있고 남은 것은 단 카스테라 한 조각 뿐이었습니다. ‘소중하거나 세상의 해악인 것’과 ‘하나의 세계’. ‘소중하거나 세상의 해악인 것’은 지극히 주관적으로 분류한 것이지만 그것들은 결국 하나의 세계입니다. 내가 싫고 좋다고 아무리 외면하고 멀리하더라도 결국 나 자신도 그 세상속의 사람인 것입니다. 아마도 작가는 힘든 세상이라도 이겨내야 하지 않냐는 것을 의미한다고 저 멋대로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마지막 카스테라는 모든 것을 집어넣고 난 뒤 아무것도 없는 세상속의 혼자만 남아있다는 고독함을 나타내는 것 같습니다. ‘살아가면서 그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혼자만 있는 그 고독함보다는 나을 것이다.’라 생각하니 당장 군생활을 해왔던 제 자신이 떠오르면서 나름 혼자 고뇌를 하게 만들었던 그런 책이었습니다.2016-12-06 22:22:13
처음에 독서일기라는 제목을 보고 전혀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독서일기라는 것이 도대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읽지 않고는 알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책 몇 페이지도 읽지 않아서 바로 알게 되었는데 말 그대로 독후감 일기였습니다. 의외로 일기형식의 책이라 생각보다 빨리 읽었고 읽으면서 작가의 엄청난 독서량에 저절로 ‘와아’하고 소리가 나왔습니다. 그리고 거의 다 제가 제목조차 들어보지 못한 책들이라 얄팍한 저의 독서량에 저절로 부끄러워졌고 또 작가의 거침없는 평에 놀라기도 했습니다. 유하순의 ‘91학번’이라는 책을 읽고 썼는데 “어쩌자고 이런 소설을 쓴단 말인가? 주인공의 1인칭 시점은 불완전하고 소설을 이끌어가는 중심사건조차 부재한다. 조성기의 소설에 나오는 어떤 독자처럼 ‘책값을 물어 달라!’고 생떼를 쓰고 싶다.”라 쓰여 있는데 이렇게 직설적으로 말하는 작가가 어떤 의미로는 참 대단하게 느껴졌습니다. 기억에 더 남는 것이 있다면 이문열의 ‘아우와의 만남’을 읽은 후였는데 첫 줄부터 수작이라 평하며 ‘이 소설에는 작가의 가문의식이 이념을 훨씬 상회하는 자리에 놓여있음을 목도하게 되는 것이다. 작가는 말한다 : 통일은 바로 DNA의 손 안에 있소이다!’라 남겼는데 이 대목에서 저도 한번 이 책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또 반가운 제목이 하나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최인훈의 ‘광장’이었습니다. 고등학교 때부터 시험에 나오기까지 수없이 많이 봤던 책 중 하나였는데 이때까지 시험에 나올 내용들만 관련해서 알고 있었지만 장정일의 견해는 역시 독서량이 많은 사람들은 다른 쪽으로도 보는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거기에 읽었던 다른 책의 문구까지 인용하는데 그마저 보면 정말 경악이 절로 흘러나왔습니다. 독후감을 가지고 일기를 쓴다는 것은 어쩌면 쉬워 보이는듯하면서도 굉장히 어렵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이런 생소한 장르의 문학을 보면서 정말 흥미 있었고 내가 아는 책일까 모르는 책일까라는 생각과 작가의 솔직함이 담겨있는 독후감을 보면서 한번쯤은 써볼 법하지 않나 싶습니다. 이번 캠프리딩을 통해 정말 많은 책을 읽게 되었는데 기회가 생긴다면 한번 독서일기를 써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2016-12-05 19:17:24
겨울이 다가올 무렵 전쟁으로 지칠대로 지친 남한과 북한은 휴전회담을 하고 빨치산의 공세를 더 이상 좌시할 수 없었던 정부는 동계 대공세를 펼칩니다. 이 작전에 수도사단과 8사단이 동원되면서 계엄령이 선포되고 토벌작전을 개시합니다. 이후 토벌군은 지리산에 투입되어 빨치산 소탕작전을 펼치고 이에 빨치산은 분산하면서 토벌군과 교전을 치릅니다. 토벌군의 공세에 빨치산에게 큰 타격을 주고 빨치산은 사상자뿐만 아니라 투항자들도 속출합니다. 토벌군은 공세를 멈추지 않고 일주일동안 휴식을 한 뒤 공세를 다시 취하는데 지리산과 도당지구를 양면공격을 가하는데 전투기까지 동원하는 토벌군에 빨치산은 큰 피해를 입습니다. 1953년 7월 21일에 판문점에서 휴전협정이 이루어지고 38선은 휴전선으로 변합니다. 이후 평양방송과 신문사들은 남로당 중요인물들이 숙청을 한다는 소식을 전합니다. 한편 경찰의 소탕작전으로 이현상이 죽고 남아있는 빨치산에게 투항을 권유하지만 염상진을 포함한 나머지 잔당들은 투항을 거부하고 끝까지 투쟁할 것을 다짐합니다. 남아있는 총알마저 다 써 버린 그들은 수류탄으로 자폭하면서 죽는데 염상진의 목은 고향에 내걸립니다. 이것을 본 염상진의 어머니 호산댁은 오열하는데 그때 등장한 염상구는 그렇게 미워하고 증오하던 형의 죽음을 보다못해 경찰과 대치하다가 결국 걸린 목을 가져다가 장례식을 올립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하대치가 염상진의 무덤 앞에서 통곡하며 끝까지 혁명 완성을 위한 투쟁을 할 것이라 다짐하면서 태백산맥은 끝이 납니다. 마지막에 표현된 빨치산들의 자폭은 참 미묘하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신이 따르고자 하는 어느 대상에 신념을 가지고 죽어간 것은 분명 ‘멋있다’라 생각할 수 있지만 그 대상이 공산주의에 ‘인민공화국 만세’라는 식으로 외쳐가며 죽는 것을 보니 작가의 빨치산 미화는 조금 너무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2부 민중의 불꽃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보면 작가의 의도가 다른 곳으로 세지 않을까하는 생각 역시 남아있었습니다. 아마 작가 조정래는 남북 정권이 각각 수립되고 6.25전쟁 발발, 휴전까지 일을 남기면서 그 과정에서 나온 참상 등을 보여주려고 하지 않았을까하지만 다 읽고 난 저의 뒤끝은 빨치산의 미화만이 가득하게 남았습니다. 그러나 우리 민족이 분단되어서 전쟁이 일어나고 지금도 여전히 대치중인 현재 상황을 보면 안타까운 심정이 가득하며 여운을 남겼습니다.2016-12-04 16:51:18
9권에는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남한이 점점 더 공세를 가합니다. 남한의 공세가 강해짐에 따라 남로당은 염상진을 포함한 도당사령부 부장급과 지구사령관으로 제한된 회의가 열립니다. 한편 해방구에 빨치산의 항미 소년 돌격대들이 총을 가지고 싸울 준비를 합니다. 이 소년들은 자신과 부모님이 당한 지주들에 대한 수탈로 미군에게 적개심을 품고 그 원수를 갚겠다면서 스스로 참여해서 전투를 벌이지만 한 아이가 전투 중에 죽는데 죽어가면서도 모두가 평등한 세상이 오기를 바라면서 숨을 거둡니다. 전쟁 발발 직후 불리함을 극복하고 압록까지 진격하면서 통일이 코앞에 다가온 남한은 중공군의 개입으로 1.4후퇴를 비롯해 서울을 내주다가 다시 올라가고 교착상태에 빠지게 되자 힘이 빠져서 휴전을 생각하고 이 소식은 결국 빨치산들에는 휴전이 되면 매우 불리해질 것이므로 동요가 일기 시작합니다. 북한의 지원이 더 이상 힘들어지고 북한군이 싸우던 전력을 빨치산이 상대해야 했기 때문에 동요가 된 빨치산 중 2명은 남한에 투항하려고 산을 내려가다가 체포되어서 재판받는데 염상진은 어차피 죽을 목숨이라면 혁명을 위해서 바치는 것인데 왜 입산했냐며 이들을 안타까워합니다. 남한 후방에서 활동하던 빨치산을 보다 못한 정부는 대대적인 반격에 나섭니다. 인민군의 시간이라 불리며 밤이 찾아올 때 기습이 두려워 후퇴하던 남쪽이 아니라 밤에도 더 이상 물러서지 않으며 피 튀기는 교전을 벌이고 경찰 병력만이 아니라 국군까지 동원되면서 물러서지 않고 공세를 가하자 빨치산은 해방구를 내주고 요충지를 빼앗기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남한의 공세에 조금씩 견디기 힘들어진 빨치산은 대공세를 피해 이동하는데 사실상 최후의 보루라고 할 수 있는 지리산으로 이동합니다. 지리산은 함부로 다가가기 힘든 그런 마지막 장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제 강점기 때에도 독립운동을 하다가 열세에 빠진 독립군들도 마지막으로 삼았을 만큼 좋은 장소였습니다. 이전부터 지역당들은 투쟁을 하기 위해서 오래전부터 준비를 하고 지리산을 중심으로 요새를 구축하여 투쟁을 벌이는데 손승호는 지리산에서 계속 활동하느냐고 박두병에게 묻는데 이에 박두병은 계속 투쟁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자신없게 대답을 합니다. 그러나 남북의 이러한 치열한 접전을 아는지 모르는지 지리산은 붉은 노을을 뿜으면서 지고 황금빛 섞인 모습으로 일출하면서 책은 마칩니다.이전 권까지 느낀 점을 말할 때 왜 우익은 부정적이고 좌익은 긍정적이냐면서 자주 언급했지만 이제는 다른 쪽으로 생각이 듭니다. 우익이 옳은가 좌익이 옳은가를 떠나 지주들에 의해 궁핍한 생활을 겪는 소작인들을 보면서 마치 현재 대기업의 횡포로 을의 입장이 되어 궁지에 내몰리는 서민들의 모습이 조금씩 겹쳐집니다. 그리고 3부에서 6.25전쟁 발발로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전쟁에 대한 참담한 현실에 점점 우리나라가 분단된 국가라는 점이 씁쓸했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남한의 후방에서 활동하며 남한을 괴롭힌 빨치산을 보며 내부의 적 또한 계속해서 머릿속에 남으며 경각심도 없지 않아 있었습니다.2016-12-02 22:07:11
끝없이 북으로 후퇴하던 인민군은 중공군의 개입으로 다시 남쪽으로 향합니다. 그러나 곧이어 미군의 화력 지원으로 다시 국군과 미군은 북상을 시작하지만 전선은 삼팔선 부근에서 밀고 당기게 되는 전선의 고착화가 되어서 전쟁 일 년이 지나서도 별다른 진전이 없이 삼팔선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인명만 무수하게 살상이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그 와중에 김범우는 미군의 통역병으로 있으면서 미군들이 저지르는 무례한 행동들과 음담패설에 치를 떨고 한국인 처녀들을 서슴없이 강간하는 사실에 분노를 하면서 한국군의 작전권까지 미군으로 넘겨준 사실에 미군들에게 분노를 표출하자 미군은 ‘아시아인은 미군과 동등하지 않다. 아시아인은 인간이 아니며 인간이하의 쓰레기 같은 존재다.’라는 말을 듣고 도저히 견딜 수가 없게 되어서 탈출을 감행합니다. 미군들을 모두 죽이고 가고 싶었지만 탈출시의 안전을 도모하기 위해서 그냥 탈출을 감행하게 되고 김범우는 인민군에게 투항합니다. 한편 미군의 개입으로 지리멸렬했던 남한의 남로당세력들은 중공군의 개입으로 다시 전세가 역전됩니다. 그러자 남한에 해방구를 마련하고 평등한 세상을 흠모해서 입산한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임과 동시에 인민의 전사로 탈바꿈하기 위해서 적극적으로 이론 교육과 실제 무장교육을 시켜서 실질적으로 전사를 만들어서 전형적인 빨치산 세력화해서 남한에서 군과 경찰을 공격해서 소기의 전과를 거두는 성과를 이룹니다. 하지만 진전이 없는 전세와 남한이라는 지리적인 불리함으로 점점 어려워지는 상황을 맞이하게 됩니다. 그리고 거창에 국군이 주둔하게 되는데 이유는 빨치산의 발호로 피해가 극심해지자 공비소탕이라는 명목으로 군대를 주둔시키고 경계를 펼치지만 일대를 해방구로 삼고 지리를 꿰뚫고 있는 빨치산들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하게 되자 군은 통비분자 색출이라는 미명으로 탄량골에서 주민들을 모아 놓고 대대적인 학살을 벌입니다. 8권부터 4부 전쟁과 분단으로 이어지는데 부제가 공교롭게도 3부의 부제 단어 순서만 바꾼 전쟁과 분단입니다. 여기서 전쟁의 종결, 그리고 빨치산이 사라질 것이라 암시됩니다. 이번 권에서는 전쟁에 중공이 참전하면서 판이 커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 속에서 국가가 잘못하는 모습과 부패한 군인들의 모습 또한 존재합니다. 한편으로는 빨치산이 될 수밖에 없는 모습과 국가의 잘못된 명령을 수행하지 않은 경찰관의 모습과 군의 부패에 순응하지 않은 사람의 모습도 있고 권력에 순응하는 인간 군상도 있습니다. 8권에서는 다양한 인간의 모습을 부여주고 있습니다. 어쩔 수 없이 아이를 선택하는 사람과 또 다른 길을 선택하는 해방일보의 사람의 모습 등이 있는데 이것이 바로 어떤 삶이 옳은 가가 아니라 민족이라는 개념과 모두 같은 사람이라는 것을 저자가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됩니다.2016-12-01 20:29:18
7권으로 접어들면서 김범우의 형 김범준이 등장합니다. 이전까지 독립운동을 하고 난 뒤 행방이 묘연했는데 6.25전쟁이 일어나고 나서 서민영이 김범준을 만나는데 공교롭게도 김범준은 인민군 장교로 변해져 있었습니다. 한편 동생 김범우는 미군 두 명이 물동이를 지고 가는 처자들에게 질그릇을 향해 쏘고 놀라게 하면서 희롱한 뒤 겁탈하려고 하는 모습을 목격하자 울컥해서 나서다가 유창한 영어실력이 오히려 스파이로 오해를 받습니다. 김범우는 스파이로 총살을 당할 것을 우려해 독립 전 OSS 소속을 언급하는데 이것이 결국 미군 통역사로 징집되어 버립니다. 그리고 인천상륙작전으로 10월 1일 서울을 수복합니다. 이번 권에서는 김범준의 등장이 가장 큰 반전이고 이야깃거리가 아닌가 싶습니다. 독립운동에 투신했다가 전쟁 이후 돌아온 모습은 인민군 장교였는데 김범준은 인민군 장교 군복을 입은 채로 아버지 김사용을 찾아가고 둘은 대화를 나눕니다. 개인적으로 이 대화가 이번에 가장 기억에 남았습니다. 독립운동 이후 인민군 장교로 돌아온 김범준이 그렇게 화려한 복귀라고는 말할 수 없는 상황에서 김사용은 김범준에게 “범준아, 니는 일찍허니부터 남들이 다 피하는 고생길을 솔선해서 걷는 사람이다. 그 작심은 장한 것이었는디, 니가 시방 허고 있는 작심도 장한 것으로 생각해야 허것냐?”라고 묻자 김범준은 이에 “예, 남자 한평생을 거는 일이라서 제 나름대로 심사숙고해서 결정한 것입니다. 사상의 선택이라는 것은 일제치하의 독립운동과 달라서 절대적으로 옳다고 할 수가 없고, 입장과 관점에 따라 그 가치가 달라지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것이 더 인간을 위해 정의로운 것인지, 어떤 것이 더 인간발전을 도모하는 필연법칙인 것인지 자명하게 판가름나 있습니다. 제가 택한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아버님께서 납득이 곤란하시더라도 이점만큼은 접어주셨으면 합니다.”라고 대답합니다. 그리고 김사용은 “그래, 누가 더 옳은지는 세월이 지내가봐야 알 일이고, 지금은 서로 총을 맞댄 어지러운 세상이다. 사람이 권세를 지녔을 적에 그것을 여러 사람을 위해 쓰면 겸손해지고, 자기를 위해 쓰면 교만해지는 법이니라. 실인심하지 않도록 하거라.”라고 말을 잇습니다. 누가 옳은지는 세월이 지나야 알 일이다고 말한 김사용의 말이 옳았습니다. 어떤 사상, 제도가 좋던 간에 결국 그것을 쥐고 흔드는 사람이 문제가 가장 큰 것입니다. 전부터 이어온 지주들의 욕심과 최익승, 백남식과 같이 사람의 권력욕은 끝이 없고 조직이 방대해질수록 행정을 장악하는 권력층이 당연 대두되는 것은 이치가 아닐까 합니다. 공산주의는 그것에서 맹점이 있음을 간과한 것입니다. 이 장면에서도 공산주의의 맹점을 잘 보여주지 않나 싶습니다. 염상진은 지역을 장악한 다음 인민재판을 여는데 현재 북한의 모습과 매우 흡사하게 한사람에 이어 여럿 사람들이 박수가 이어지는데 그 중 한사람이었던 송경희는 증오에 찬 눈빛으로 염상진을 바라보며 ‘박수를 치지 않다가 반동으로 찍힐 수가 있어서’ 마지못해 박수를 쳤습니다. 지금 북한도 그렇습니다. 당장 하자고, 선동하고 있는 상황에 하지 않으면 순식간에 정치범수용소로 끌려가고 인권유린을 당하는 북한. 직전까지는 민주주의의 부정적인 모습을 많이 표현했지만 방금 언급한 상황은 부정적으로 표현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어느 정도 비판을 가지고 책을 읽으니 이번 권은 정말 괜찮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2016-11-30 09:37:17
6권 분단과 전쟁은 이제 본격적으로 전쟁에 대한 이야기의 서막입니다. 전쟁이 일어나기 전 벌교에서는 계엄사령관 백남식을 비롯한 계엄군이 철수, 토벌대장 임만수도 떠납니다. 그 와중에 6월 25일 북한은 남한을 기습침략을 합니다. 인물들은 여전히 이념에 전쟁 속에 살고 있고 기습침략에 의한 후퇴를 하기 전 종북을 찾아 매도하고 총살합니다. 계속해서 당시 시대에 가장 무서운 죄는 빨갱이라는 것입니다. 거기에 공산당이었다는 이유로 보도연맹에 가입해야 해서 정치적으로 이용당합니다. 그 뿐인가 하면 돈이면 다 이루어지는 현실 속에 양극화에 대치는 점점 심해지고 있고 토지개혁은 농민들이 원하는 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이미 다 숨겨 놓고 빼돌릴 것은 다 빼돌리는 지주들이 있습니다. 빨치산 주요 인물 중 하나인 정하섭의 아버지 정현동은 이렇게 논을 빼돌리다가 소작인들에게 살해를 당합니다. 거기에 마름들은 지주들에게 붙어서 그들의 권력을 누리고 친일을 통해 살아왔던 사람들은 옷만 바꾸어 입고 애국이라는 취지를 내밀고 오히려 공산당 사냥에 열을 올리고 정치적 권력을 누립니다. 여전히 부정적인 우익 측에 대한 표현은 불편하기 그지없습니다. 대부분 친일에 이렇다 할 인물들이 없고 작가를 대변한다고 생각되는 인물인 김범우는 동족상잔의 비극이 시작되었는데, 해방이 시작된다고 뛰어가는 여자에게서 자기도 아마 모를 잔인성을 발견하고 부르주아에 물들어 악취가 난다면서도 달려들어 키스를 하니 마누라가 있으면서도 결국 본능에 충실한 자가 가장 중립적이며 이성적인 척 하던 남자라는 점에서 과연 인간은 설계를 벗어날 수 없는 존재이며, 사상이니 주의니 따위가 아무리 좋아도 운용주체가 인간이면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중간에 지주들의 논을 빼돌리고 부를 축적하는 모습을 보면 지금의 정치인들과 별반 다르지도 않는다는 느낌이 들면서 나름 공감이 가는 것도 적지 않아 있었습니다. 우리는 사상적인 흑백논리가 아니라 서로 돕고 함께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일본이 나쁘다고 욕하기 전에 자기네가 친일로 인해 배불리 잘 먹고 살고 있는 모습을 봐야 진정한 과거에 대한 반성입니다. 무엇을 나누지 말고 하나의 색이 다양한 자연에 색을 봐야 할 것입니다. 비록 당시 남한은 거의 없는 긍정적인 표현과 대부분의 부정적인 표현이 있지만 이 책을 읽어 보지 않고 무조건 하나의 색으로 매도하지 말고 저처럼 하나하나 읽어가며 현재가 아닌 당시의 사상적인 괴리에 대한 고민을 한다면 조금 더 재밌게 읽을 수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2016-11-29 22:17:02
염상진은 보성의 군수가 제 아버지의 칠순잔치를 벌인 뒤 끝에 계엄군과 경찰을 모아 한턱을 낸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보성을 진입, 무기를 획득합니다. 심재모는 술을 마신 당시 인원들에 매우 분노를 토해내며 곤경에 처하지만 곤경은 이것이 다가 아니었습니다. 죽은 사람 소원을 풀어주려고 그 며느리에게 씨를 받게 율어로 보낸 것인데 심재모와 처음 만났을 때 크게 깨졌던 임만수는 이것을 보고 지주 세력들과 함께 빨갱이 짓을 했다며 심재모를 용공행위로 체포되도록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심재모는 벌교를 떠나고 신임 계엄사령관으로 백남식 중위가 새로 부임합니다. 심재모가 체포되자 부탁했던 손승호를 비롯해 서민영을 중심으로 김범우 등 심재모를 풀어달라는 탄원서를 만들어 심재모는 결국 풀려나게 됩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소작인들과 같은 빈곤층들이 시위를 하자 임만수가 무력진압을 함으로써 2부 민중의 불꽃이 막을 내립니다. 요즘 들어 태백산맥을 읽으면 읽을수록 왜 남한에 대한 비난같은 비판이 많은지 이해가 잘 가지 않습니다. 다음 쓸 6권의 부제가 분단과 전쟁인데 이것은 아마 6.25전쟁을 뜻하리라 추측됩니다. 6.25전쟁은 남한의 일정 병력을 제외한 대부분의 미군철수, 1/3에 해당하는 국군의 출타에 틈을 타 북한이 일으킨 남침전쟁인데 책에서는 미군철수가 잘 된 것 같은 내용이 시사됩니다. 물론 김범우, 이학송 등 책 내에서 지식인들이 이야기할 때 미군철수보다는 농지개혁문제가 영향을 미쳤다는 식으로 이야기하고 있지만 이 말은 미군철수도 문제가 있다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책을 계속 읽어가면서 작가가 김범우를 통해 하고 싶은 말을 전달하는 듯한 느낌을 받고 있는데 이런 식의 내용은 군인인 저로 하여금 자꾸 불편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냥 역사소설이다, 대하소설이다 이렇게 스스로 위로하면서 읽어가고 있지만 조금 공산당 쪽으로 편파적인 그런 대화는 어쩔 수 없이 불편해지는 것 같습니다. 아직까지는 남한과 그 안에 활동하고 있는 빨치산의 갈등, 그리고 그 시대에 궁핍한 생활을 겪고 있는 빈곤층들과 악덕 지주들의 갈등을 보면서 그럭저럭 재밌게 읽고 있지만 다소 공산당은 긍정적이고 민주주의는 부정적인 성향을 띤 책을 보고 작가는 도대체 무슨 생각을 했는지 궁금함만 자꾸 머릿 속에 남습니다.2016-11-28 09:16:37
영화로 본 적이 있었는데 스토리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왜 이렇게 전개가 되는지 전혀 알 수가 없어 정말 재미없는 영화라 느꼈던 와중 원작이 책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사서 읽게 되었습니다. 총 2권이고 주인공이 사이코패스라는 것과 그의 이야기입니다. 주인공 하스미 세이지는 한 고등학교 선생님입니다. 평소 겉모습의 그는 잘생기고 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은 선생님이지만 속은 전혀 그렇지 않은 사이코패스입니다. 수학여행이 다 끝나고 돌아가려는 찰나, 하스미는 과거의 동료 교사를 만납니다. 하스미는 과거 그 학교에서 학생 4명을 살해한 경험 때문에 안절부절 못하고, 이를 츠리이가 눈치 챕니다. 하지만 츠리이는 이 사건에 대해서 조사하려다 하스미가 선수를 쳐버려서 지하철 막차에서 교살당합니다. 한편 학교 내에서는 집단 커닝이 성행했는데 방해 전파를 발산해 핸드폰을 이용한 남학생 하야미의 커닝을 무력화시킵니다. 커닝이 실패한 후, 하야미는 하스미가 도청으로 정보를 모은다고 결론짓고 도청기 찾기에 열을 올립니다. 하야미는 다시 커닝을 시도하나 이 계획을 역이용당해 하스미에게 낚이고, 방학식 밤에 학교에 숨어들었다가 사로잡혀버립니다. 하야미는 인기척을 듣고 소리를 지르려다 살해당하고, 시신은 정원에 암매장됩니다. 하지만 시신에 벌레가 꼬이고, 학교 선생인 타카시는 이걸 보고 이 주변에 시체가 있는 모양이라며 웃습니다. 이때 하스미는 타카시가 눈치를 챌 것 같아서, 주인집의 개를 해치운 후 하야미의 시신과 바꿔치기합니다. 하야미는 실종 처리되나, 반 친구 레이카와 나고시가 의심하지 않게 하기 위해 하스미는 문자메시지를 조작합니다. 하지만 하야미의 핸드폰을 이용해 문자를 보내다 야스하라에게 이를 들켜버립니다. 하스미는 결국 그녀마저 살해하기로 결심하고, 축제 준비 때 처리하기로 계획을 잡습니다. 레이카는 하야미가 조사하던 사건에 손대고, 과거 자살사건 담당형사이던 시모즈루에게 의뢰하지만 증거불충분으로 기각당합니다. 이후 축제준비로 2-4반은 모두 학교에 남고, 하스미는 기회를 봐서 야스하라를 살해하려 했으나 옛 기억 때문에 추락시키기만 했고, 옥상에서 나오려는데 이를 나가이에게 목격당합니다. 적당히 둘러대려 했으나, 학생 나가이가 셔츠의 등에 묻은 야스하라의 피를 눈치 채자 재빨리 목을 부러뜨려 살해해버립니다. 나가이가 죽기 전에 반 아이들에게 자신과 야스하라가 밀회한 것에 대해 얘기했기 때문에, 잠시 고민하던 하스미는 특단의 조치를 내립니다. 그 조치라는 게 참으로 걸작인데, 아예 반 아이들을 모두 살해하고 그 범행을 쿠메에게 뒤집어씌우는 것입니다. 그러나 자동 제세동기에 하스미의 목소리가 녹음되어 있어서 체포됩니다. 빠져나갈 구멍이 없음을 알아채자마자, 하스미는 내가 너희들을 죽인 건 머릿속에서 목소리가 들려서 그런 거란다`라면서 정신병 연기를 시작합니다. 카타기리는 그런 그에게 하야미를 어떻게 했냐며 절규하지만 하스미는 답하지 않으면서 책이 끝납니다. 사이코패스는 보통 자신이 무언가를 저질러도 그것이 죄인지를 모르는 경우가 많은 관계로, 자신이 하는 것이 죄인 줄을 앎에도 행하는 본작의 주인공은 소시오패스로서의 성질 또한 겸하고 있습니다. 그런 그가 저지르는 범행에 대한 묘사가 무섭다고 생각이 듭니다. 잔혹하고 엽기적으로 사람을 죽이는가를 표현하는 게 아니라 심심한 살인수법임에도, 그 표현이 섬뜩했습니다. 우리나라에 사이코패스인 범죄자들을 뉴스를 통해 봤지만 사이코패스라는 것을 제대로 알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이 책을 통해 사이코패스라는 것이 무엇인지 조금이나마 알 수 있고 한편으로는 아무렇지도 않게 죄책감 없이 사람을 죽이는 주인공 하스미에 대해 여전히 섬뜩함만 남았습니다.2016-11-27 22:10:25
“밝은 말투 한마디에 인생이 달라진다.”라는 제목은 저로 하여금 저절로 눈이 가게 만들었습니다. 군생활을 하면 후임과의 대화, 간부들과의 대화 등 말을 할 기회, 아니 거의 일상이 말을 하는 것이 전부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전역이 얼마 남지 않았고 조만간 사회에 나갈 때를 생각했을 때 이 책의 제목은 정말 흥미가 갔습니다. 7장의 부제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밝은 부탁법, 거절법으로 스트레스를 극복한다.’가 인상 깊었습니다. 후임, 간부들로부터의 거절, 후임들에게 부탁을 할 일이 매우 많은데 이 부제는 정말 괜찮지 않았나 싶습니다. 저자가 ‘가장 해서는 안 되는 것이 권력을 앞세워 “상사의 말을 무시하는 건가? 잠자코 시키는 대로 하게.”라는 것이다. 자신의 말에 설득력이 없기 때문에 권력을 앞세우는 것이다.’라고 했는데 정말 와닿은 말이기도 하고 반대로 제가 들었을 때도 굉장히 기분이 나쁘기도 할 것입니다. 부탁하고 싶은 게 있다고 상대방에게 말하면 말을 들은 사람은 대체로 불안한 표정을 짓는데 ‘부탁이라니, 어떤 부탁? 내가 들어줄 수 없는 걸 부탁하는 게 아닐까? 터무니없는 일을 부탁해서 괜히 골치 아파지지는 않을까? 혹시 들어줬다가 곤란한 일을 당하는 게 아닐까? 음, 어떻게 거절하면 좋을까?’라고 수많은 ‘물음표’가 머릿속에 가득하기 때문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불안한 표정’을 짓게 되는 것입니다. 부탁을 잘 하는 사람은 상대방의 마음에 생기는 ‘물음표’라는 불안감을 능숙하게 제거해 주는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흔히 말투에는 그 사람의 인격이 묻어난다고 말합니다. 말하는 사람의 삶의 방식이나 가치관이 말투에 나타나는 것입니다. 아마 미래의 희망에 부풀어 있는 사람은 밝은 말투로 이야기를 할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자주 자신의 말투를 점검해 보는 것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말투가 어둡지는 않은지, 투덜거리는 말투는 아닌지, 혼자 중얼거리지는 않는지. 이것은 자신의 인생을 성찰하는 기회라고도 생각합니다. 밝고 명랑한 말투로 말하는 사람은 좋은 인생을 살아왔다는 증거일 것입니다. 비록 꾸짖거나 칭찬하더라도 사람은 누구나 밝은 말투에 귀를 기울입니다. 밝은 말투의 부탁이나 거절은 스트레스를 극복한다. 잘 들어주는 사람, 겸손하면서도 알기 쉬운 말투를 쓰는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신뢰를 얻습니다.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비결은 때때로 장소에 따라 어려운 이야기를 할 수 있고, 가벼운 우스갯소리도 가능하고, 진지한 이야기도 할 수 있는 유연성일 것입니다. 상황에 따라서 어떤 화제를 꺼낼까 하는 판단은 인간관계 형성과 깊은 관계가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정말 좋지 않나 싶습니다.2016-11-25 13:39: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