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靑春의 독서讀書, 대한민국 군대를 응원합니다병영독서 현장

사업 HOT 소식

해병대 연평부대 대면 독서코칭 진행기
  • 작성자. 캠프리딩
  • 등록일. 2020.10.29
  • 조회수. 174

 

코로나19가 바꾼 독서코칭 풍경 연속기획①

해병대 연평부대 대면 독서코칭 진행기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완화되었다. 다시 현장에서 만난 독서코칭 강사와 듬직한 우리 용사들. 

하지만 코로나19 때문에 미리 준비해야할 사항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렇듯 예전과는 달라진 독서코칭 현장을 살펴보았다.

구성: 윤석호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길을 걷는 법 

 

황복순 강사

 

코로나19는 인류의 삶의 방식을 한 순간에 변화시켰다. 여러 해 동안 섬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배를 타러 가는 도중에 배가 뜨지 않는다는 문자를 받기도 하고, 짙은 안개로 여객터미널에서 몇 시간 씩 대기를 하고, 섬에 들어갔다가 배가 뜨지 않아 1박 2일 일정이 3박 4일 일정이 되기도 했지만 코로나19처럼 아예 만나는 것 자체를 통제하지는 못했다. 

인류는 생존을 위한 방식으로 언택트 문화를 선택했다. 마스크와 손소독제 사용이 일상화 되었으며 사회적 거리두기가 나와 타인을 위한 기본적인 예의가 되었다. 온라인 수업과 화상 회의, 재택 근무가 활성화되면서 코로나19 사태 초기의 불안과 혼란스러움은 어느 정도 진정된 형국이다. 

최근 출간된 『코로나 사피엔스(최재천 외, 인플루엔셜, 2020)』에서는 코로나19 이후, 누구도 겪어보지 못한 완전히 다른 삶을 살게 된 현대인을 ‘코로나 사피엔스’라고 명명하고 4차 산업혁명의 발달은 언택트(untact) 문화, 온택트(ontact) 문화를 가속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번의 강의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많은 정성과 노력, 시간을 들이게 된다. 부대에서는 부대 상황을 고려하여 일정을 정하고 병사들에게 공지한다. 책을 나누어주고 강사를 마중 나가고 독서코칭을 진행하기 위한 기자재와 책상을 준비해야 한다. 강사 역시 독서코칭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강의 자료를 제작하여 준비를 마치고 나면 활동 도서를 포함한 강의 준비물과 간식, 노트북까지 짐이 만만치 않다. 

강의가 끝나면 결과 보고도 남아있다. 부대에서는 식사 시간을 조정해야 하는 경우가 생기고, 배표를 취소하거나 만약을 대비하여 다음 날 일정을 조절해야 하는 부수적인 일들도 있다. 

비대면 수업으로 독서코칭을 진행할 경우, 오고 가는 시간을 비롯하여 위에서 제시한 많은 과정을 생략할 수 있다. 준비에 들이는 품과 비용도 훨씬 줄어들게 된다. 섬이라는 공간적인 문제도 기상 상황도 단번에 해결된다. 동영상 강의는 활용도가 높고 에듀테크(Edutech)가 발달하면서 앞으로는 다양한 콘텐츠와 방법들이 온라인이 가진 한계들을 풀어나갈 것이므로 변화하는 세상에 발맞추어 그 필요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병영 독서코칭에서도 다양한 방식으로 코로나19라는 전례 없는 상황을 헤쳐 나가고 있다. 네이버 밴드나 패들렛, 온더라이브 등의 플랫폼을 활용하면서 비대면 독서코칭을 진행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그 활용에 있어서는 아직 보완해야 할 점들이 많다고 본다. 이러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대면 코칭을 진행하는 이유를 병영 독서코칭의 한 장면을 소개하면서 이야기 해 보려고 한다. 

 

 

꽃 (박건하 상병, 김지민 상병, 정민형 상병)

 

꽃은 피어도 소리가 없어 / 외로운 것이다

사는 것마저 꽃같아 / 외로울 수 있다

천 번은 흔들려야 피우듯 / 그 기다림의 끝은 아름다우니

외로움의 끝에 가장 아름다운 / 너 그리고 나

 

 

『너와 함께라면 인생도 여행이다(나태주, 열림원)』를 주제 도서로 진행한 독서코칭에서 병사들이 쓴 협동시 중에 한 편이다. 병사들은 제각각 뽑은 시나 시의 한 구절을 낭송하고 느낌을 나누고 시집에 실린 시심(詩心)을 관통하는 키워드(인생, 여행, 꽃, 사랑, 감사, 행복, 사랑 등)를 뽑았다. 

그리고 키워드에 대한 나만의 정의, 또는 키워드에 대한 한 줄 시를 포스트잇에 적었고, 병사들이 작업한 포스트잇을 키워드 별로 모았다. 다음은 시로 쓰고 싶은 키워드를 고르고 병사들이 작성한 내용을 읽고 그 내용을 토대로 협동시 창작 활동과 발표가 이어졌다. 

각자가 뽑은 시를 발표하고 키워드를 정하고, 협동시를 쓰고 낭송하는 활동을 하면서 병사들은 서로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며 적극적으로 토의에 참여하였다.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동안 강사는 참여자들의 이야기와 행동이 보내는 신호들을 놓치지 않기 위해 눈과 귀를 최대한 열어둔다. 

발표를 할까 말까 망설이는 모습을 발견하게 되면 격려를 통해 발표를 할 수 있도록 돕는다. 활동에 소외되고 있는 사람이나 모둠 활동 진행이 어려운 경우는 적절한 피드백을 해 줄 수도 있다. 이렇게 각 모둠의 토의 진행 과정을 비롯한 여러 가지 상황들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으니 그때그때 필요한 도움을 줄 수 있고 프로그램 진행은 그만큼 원활해진다. 전체 분위기를 파악하고 참여자들이 나누는 이야기에 참여할 수도 있어 친밀감을 형성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또한 직접 만나서 할 수 있는 다양한 독서 활동은 독서코칭의 효과를 높여주고, 같은 공간 안에서 하나의 목표를 공유하고 있다는 정서적인 공감과 유대감, 생동감이 넘치는 현장이 주는 몰입은 독서코칭의 효과를 높이는 촉매가 된다. 

이처럼 대면 코칭이 가지는 강점이 많지만 우리는 대면 코칭이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그렇다고 직접 찾아가서 얼굴을 맞대고 활동하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이라거나 온라인 강의가 가지고 있는 한계를 부각시키려는 마음은 없다. 어느 하나의 방식으로는 우리가 맞이한 상황을 극복하기에는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세상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우리는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가고 있다. 그 길이 의미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은 우리 안에 있으므로 깊은 논의와 도전이 필요하다. 이제 앞으로의 상황에 대비하는 것이 지혜로운 선택이다. 이에 대비하기 위해 온라인과 대면 독서코칭을 병행할 수 있는 ‘블렌디드 러닝(Blended Learning, 혼합형 수업)’의 방향을 탐색하고, 자유롭게 소통하고 병영 독서코칭의 질을 높일 수 있는 플랫폼의 구축과 활용이 필수적이다. 

섬은 갇힌 공간이면서 동시에 어디로도 갈 수 있는 열린 공간이다. 우리가 맞이한 어려움은 우리를 혼란스럽게 하고 무력하게 만들기도 했지만 새롭고 다양한 것을 시도하고 획기적인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그간 진행된 3번의 코칭은 강사도 병사도 모두 마스크를 쓰고 진행하였고 만약을 위해 병사들과의 직접적인 접촉은 최대한 자제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병사들의 외출이나 휴가도 전면 제한되었다. 여러 가지 어려움 앞에 선 지금은 아더 애시(Arthur Ashe)의 말처럼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할 때이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나와 이웃의 건강을 지키는 것이라면 흐트러지지 않은 건강한 정신을 갖기 위해서는 나 자신과의 거리를 두고 나를 성찰하는 것도 중요하다. 한 권의 책이 모든 것을 해결해 주지는 않을 것이며 오직 책만이 정신적 성숙을 이루게 하는 것은 아니지만, 병영 독서 코칭이 책과 그 책을 함께 읽는 전우들 속에서 자신의 존재 이유와 가치, 온전한 자신을 만나는 길이 되기를 바라며 그 길 위에서 함께 고민하며 걷는 사람이 되고 싶다. 

매 차시 온전한 강의를 위해 세세하게 신경을 쓰며 애써 주시는 담당관님들과 열정적인 참여로 독서코칭 시간을 빛내주는 장병들에게 이 자리를 빌려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더불어 새로운 길을 내기 위해 수고를 아끼지 않는 병영 독서코칭을 운영하는 사랑의책나누기운동본부와 여러 관계 기관, 그리고 전국에서 활동하는 병영 독서코칭 강사들께도 감사를 전한다.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길이지만 함께 걸어가는 길이라면 그 길도 걸어볼만 할 것이라는 믿음으로 마무리하고자 한다. 

이전글 해군 2함대 238편대 실시간 온라인 독서코칭 진행기
다음글 비대면 정신전력 교육·독서코칭…‘학습 성과’ 대면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