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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2함대 238편대 실시간 온라인 독서코칭 진행기
  • 작성자. 캠프리딩
  • 등록일. 2020.10.30
  • 조회수. 196

 

 

코로나19가 바꾼 독서코칭 풍경 연속기획②

해군 2함대 238편대 실시간 온라인 독서코칭 진행기

 

사회에서는 어느덧 온라인 강의가 익숙해졌다. 

그리고 온라인 강의를 독서코칭에도 적용해 보자는 시도는 어느덧 결실을 맺어, 성공적으로 독서코칭을 진행해 가고 있는 부대들 또한 많다. 

온라인 독서코칭을 정착시키기 위한 코칭강사와 장병들의 고군분투기를 살펴보자.

구성: 윤석호

 

 

어청도 수병들과 함께한 온라인 독서코칭 

 

장마리 강사

 

전투기 조종사가 꿈이었던 아들이 드디어 입대했다. 수료할 때까지는 면회도 전화도 금지되었으므로 소식은 손편지와 성당 게시판에 올려놓는 사진으로 대신했다. 일요일 종교 행사 때 군종병이 무작위로 사진을 찍어 게시판에 올려놓는다. 월요일 성당 게시판에 들어가 수십 장의 사진을 넘기며 아들을 찾는다. 모두 비슷해 보이지만 아들만큼은 단박에 알아본다. 짧게 깎은 머리에 까만 얼굴이 학도병을 연상시킨다. 

아들은 무사히 수료하고 공군 소위로 임관하여 본격적인 조종사 교육이 시작되었다. 입대 교육에 비할 바가 아니라고 각오는 했지만 무척 힘들어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기도와 격려뿐이었다. 

 

작가회의 소식란에서 ‘병영독서코칭 강사 모집’을 보았다. 아들이 생각나 지원했다. 이렇게 시작한 지, 4년째이고 아들은 중위가 되었으며 F-15 전투기 조종사다. 매년 2월에 연임으로 선정됐다는 사랑의책나누기운동본부의 문자를 받을 때면 원고 청탁을 받는 것처럼 기분이 좋다. 올해도 마찬가지였다. 

매칭된 부대의 주소가 군산시 옥도면이라 그리 멀지도 않았다. 운동본부에서 책 선정에 따른 알림 문자가 왔다. 인터넷을 검색하며 책에 대한 정보를 꼼꼼히 살폈다. 문학 전공자여도 소설과 시, 도서뿐만 아니라 역사서, 사회과학, 자기계발서도 내용과 주제를 살피며 선정에 공을 들였다. 운동본부 측에서 어련히 좋은 도서를 선정했겠지만, 현장에서의 코칭은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하기 때문이었다. 도서 선정을 마치고 부대 담당관에게 장문을 써서 보냈다. 다음 날 담당관한테 전화가 왔다.

“강사님, 우리 부대가 섬이라는 거 아십니까?”

“아니오, 섬이라니요?”

사서함 주소로 연락을 받기 때문에 부대 위치가 섬 인줄은 몰랐다. ‘해군 2함대 238편대’라고 되어 있었지만 어청도에 있는 부대라고는 짐작도 못 했다. 담당관은 청천벽력과 같은 말을 이었다. 

“강사님, 배가 하루에 한 번밖에 없습니다.”

잠자코 있는 내게 다음 날에나 배로 나갈 수 있다고 했다. 군산 선착장에서 부대까지 2시간 걸린다고 했다. 놀라움은 황당함으로 바뀌었다.

“강사님, 이곳 섬이 아주 예쁩니다. 여행한다고 생각하시고 오시면 안 되겠습니까?”

내가 망설이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고 담당관이 말했다. 숙박과 숙식이 호텔급은 아니지만 최선을 다해 불편하지 않게 해주겠다고 했다. 나는 아무 대꾸도 하지 못했다. 

“그럼, 강사님이 포기하시면 다른 강사님이 배정됩니까?”

“글쎄요…….”

 

운동본부에서 강사 거주지역을 고려하여 부대 매칭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어청도와 가까운 지역에서 활동하는 강사가 또 있을까? 전화를 끊었지만, 마음이 편치 않았다. 왜냐하면 담당관이 아들을 연상시켰고 목소리가 어찌나 정중하던지. 어떻게든 코칭을 진행하고자 하는 마음이 전달되었기 때문이었다. 

올해 2월에 시작한 코로나19는 진정되기는커녕 우리의 일상을 통제하더니 결국 많은 부분을 변화시켰다. 군 생활을 하는 아들은 코로나19로 꼼짝 못 하고 있었고 병영독서코칭은 물론 대학과 도서관 및 동아리 활동에도 영향을 주었다. 대학과 도서관은 비대면 강의에 따른 강사 교육을 받으라고 했다. 비대면 온라인 교육이라는 말에 엄두가 나지 않았지만, (ZOOM) 사용은 어렵지 않았고 강의가 이어졌다. 집단감염사태가 안정되자 거리두기가 1단계로 완화되면서 학교와 시민대학은 대면 강의로 전환되었다. 

 

 

 

 

그 즈음, 조금 들뜬 목소리로 담당관한테 연락이 왔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배가 하루 2번 왕복하게 됐다고, 한 달간이며 주말에만 그렇다고. 사실 나는 올해 병영코칭은 포기하고 있었다. 하루에 2번 배가 왕복한다고 해도 그곳에 다녀오면 하루가 완전히 소모될 것이고, 무엇보다 2시간이나 배를 타고 가야하기 때문이었다. 여객선이 크다고 해봤자 얼마나 클 것이며 풍랑이 일면 출렁거릴 텐데 멀미를 어떻게 견딘단 말인가? 섬에 들어갔는데 갑자기 비바람이 일어 배가 안 뜬다면, 그러한 날이 계속된다면…… 

하지만 강사님, 강사님, 하는 소리가 꼭 아들이 엄마, 엄마, 부르는 듯한 기시감에 빠졌다. 결국 8월 23일로 첫 코칭을 일정을 잡았다. 그런데 일주일을 앞두고 담당관한테 전화가 왔다. 풀죽은 목소리로 상급 부대에서 코칭 진행을 하지 말라는 지시가 왔다고 했다. 잠잠하던 코로나 사태는 연휴를 거치며 기하급수적으로 늘었고 거리두기는 2단계로 강화되면서 학교와 시민대학은 다시 비대면 온라인 강의로 돌아갔다. 따라서 병영독서코칭은 기약할 수 없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날, 해군 2함대 238편대장에게서 전화가 왔다. 편대원들에게 독서코칭을 꼭 시키고 싶은데 방법이 없겠느냐는 것이었다. 사회에서는 줌을 통한 온라인 비대면 강의를 하고 있기에 자세한 사항을 직접 알아보고 연락을 해주겠다고 했다. 상급 부대와 사랑의책나누기운동본부 측에 알아보니 온라인 비대면 강의가 가능하며, 줌은 보안에 취약하여 팀즈(Teams)를 사용해야 한다고 했다. 사용법은 서로 공부하기로 했다. 

비대면 온라인 회의 앱인데 줌이나 팀즈나 크게 다를 게 있겠나 싶었다. 직접 사용하면서 익숙해지면 될 것 같았다. 담당관이 호스트를 맡고 편대장과 내가 게스트로 참여하여 가능 여부를 타진했다. 어려움이 없겠다고 결론을 내리고 6회차 일정을 잡았다. 

 

첫 코칭은 10월 7일 09시30분! 코칭 전날 점호 때 참여 수병들과 리허설을 해 보기로 했다. 이러한 사항을 사랑의책나누기운동본부에 전달하자, 정말 잘 됐다며 참관하고 싶다고 했다. 그런데 이틀을 남겨두고 출항이 잡혀서 첫 코칭은 13일 오후 15시 30분으로 연기되었다. 

첫 코칭을 앞두고 긴장되었다. ‘군대가 스펙이다’라는 현수막을 뒤에 거치하고 담당관의 수업 개시만을 기다렸다. 수병들의 얼굴을 직접 보지 못하기 때문에 감정 교류에는 아쉬움이 있었다. 이름을 못 부르고 얼굴을 마주하지 못해, 토론자를 지정할 수 없어서, 전체에게 토론 논제를 던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편대장과 담당관의 열정 덕분에 참여 병사 모두가 발표에 적극적이었다. 마지막 활동은 ‘릴레이 소설 쓰기’였는데 분산되어 있어서 진행하지 못했다. 

코칭을 마치자마자 편대장한테 전화가 왔다. 진행이 어려웠을 텐데 고맙다고 했다. 공연히 코끝이 매웠다. 한 것에 비해 과한 치하를 받았고, 어떻게든 코칭이 되도록 지원하려는 지휘관의 마음 때문이었다. 10월 30일이 2회차 코칭이다. 처음보다 더 잘 할 자신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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