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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커폰 활용 독서코칭 진행기
  • 작성자. 캠프리딩
  • 등록일. 2020.12.07
  • 조회수. 449
사회적 거리두기 실시로 인해 대면 독서코칭 진행이 힘든 부대가 많다. 
인터넷 사용도 여의치 않은 일부 부대에서 강사들이 선택한 최후의 수단은 바로 전화 통화! 
전화를 통해 극적으로 만난 육군 미사일사령부 3718부대 독서코칭 강사와 병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구성 윤석호




스피커폰 속으로 빨려 들어온 용사들
글 장은경 강사

4년 전 마음이 통하는 지인 5명이 독서모임을 만들었습니다. 한 달에 한 번 정해진 책을 읽고, 심도 있게 나누고 삶에 적용해 보는 시간을 가지면서 소통의 폭도 넓히고 사색의 깊이도 더 깊게 해보자는 의미에서 만들었습니다. 이 모임의 리더가 병영독서활성화 지원사업의 독서코칭 강사였고, 독서코칭을 우리에게 소개해 주었습니다. 보람있고 여행도 되고 강사비도 받는 일석삼조라는 것이었습니다. 그 다음 해에 회원 5명 중 2명이 더 지원을 해서 지금까지 독서코칭 강사를 하고 있습니다. 저도 언젠가는 꼭 해 보고 싶었습니다. 드디어, 올해 2020년 지원서를 냈고 2월 13일 합격소식을 듣고 뛸 듯이 기뻤습니다.


줌도 안돼요, 화상회의 프로그램도 안돼요

“부대원들과 스마트폰으로 화상회의 프로그램을 연결하여 강의를 하면 좋겠습니다.”
“우리 부대는 화상회의 프로그램은 안됩니다. 담당관인 저의 스마트폰만 사용 가능합니다.”
“그럼, 중위님 스마트폰과 텔레비전을 연결하여 용사님들이 볼 수 있습니까?”
“그것도 확인해 보니 우리 부대는 할 수 없다고 합니다.”
난감해 하던 차에 떠오르는 것이 있었습니다. 담당관님과 통화하기 일주일 전, 구글 메일 화상강의를 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바로 전화를 했습니다.
“그럼, 제가 강의안을 보낼 테니 그것을 복사하여 용사님들에게 주시고 중위님 폰으로 화상강의를 하겠습니다.”라고.

10월 17일 첫 강의! 윤이형 작가의 『붕대감기』에 대한 만반(?)의 준비를 하고 9시 40분에 구글 메일에 들어가서 화상회의를 누르고 복사하여 담당관님께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와우! 성공이었습니다. 화상을 통하여 대원들이 보였고 대원들도 저를 보고 서로 반갑게 인사를 했습니다. 한 15분이 흘렀을까요? 화상이 끊겼습니다. 인터넷 상황이 좋지 않다고 장소를 옮기겠다고 했습니다. 인터넷이 원활히 연결되는 곳으로 옮긴 것 같았습니다. 그곳에서도 강의를 하다가 뚝 끊겼습니다. 담당관님이 페이스톡으로 전화가 왔습니다. 다시 10여 분 진행을 했습니다. 또 끊어졌습니다. 다시 옮기겠다고 했습니다. 저는 아무래도 상황이 좋지 않아서 오늘은 강의 진행이 힘들겠다고 했습니다. 다른 방법을 찾아보자고 했습니다. 하지만 담당관님께서 용사들이 강의를 좋아한다며 끝까지 하자고 전화가 왔고, 결국 다시 스피커폰 단추를 눌렀습니다. 

소란스러울 줄 알았는데 오히려 집중력이 더 좋아졌습니다. 저의 질문에 용사님들은 바로 자기 생각을 말했습니다. 용사님들은 제가 잘 파악하지 못한 부분들까지도 깊이 있게 생각하고 자신의 생각을 뚜렷하게 그리고 신중하게 말을 했습니다. 용사님 중 몇 명은 독서를 좋아한다고 했습니다. 이렇게 첫 시간을 마쳤습니다. 그 다음 주 토요일도 신동욱의 『조선 직장인 열전』을 스피커폰으로 진행을 했습니다. 각자 마음에 드는 인물 한 명을 집중 연구하여 발표하기로 했는데 단 한명도 빠짐없이 선택한 인물에 대해서 발표를 너무 잘하는 것이었습니다. 지체되는 시간도 없었고 잘 모르겠다고 대답하는 용사도 없었습니다. 아마 대면 강의였다면 눈빛과 눈빛의 부담 때문에 이렇게 일사천리로 진행되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스마트폰과 밀접한 세대에 맞는 탁월한 선택이었습니다. 준비된 화살처럼 강의를 시원하게 뽑아내었습니다. 


드디어 라디오 생방송을 하다

그리고 세 번째 토요일 우린 정말 라디오 생방송을 하였습니다. 코칭도서는 김지훈작가의 『아버지도 나를 슬퍼했다』였습니다. 노트북을 옆에 두고 배경 음악을 깔아주고 용사님들은 각자 아버지를 주제로 한 시를 낭송했습니다. 시의 꽃은 바로 낭송입니다. 다들 얼마나 잘 하던지, 담양 미사일사령무 용사님들은 목소리도 어찌나 좋은지. 저도 나이를 잊고 그들에게 반했습니다. 아버지와 서먹서먹하였는데 이 시집을 통해서 깨달은 바가 있어 전화를 하여 대화를 시도했다는 용사, 아버지와 술 한잔 마시면서 소통하고 싶다는 용사, 소나무 같은 존재 항상 그늘이 되어 주셨는데 이제 각자 제 갈 길로 가게 되었다는 용사, 지루한 이야기만 한 줄 알았는데 나를 위해 해 준 아버지 이야기였다는 용사, 어릴 때와는 다른 작아진 아버지 손에 먹먹해 진다는 용사, 힘든 내색을 하지 않는 아버지께서 이제는 좀 쉬셨으면 좋겠다는 용사까지. 이렇게 각자 성장한 모습으로 아버지를 바라보는 따뜻한 용사들을 보면서 제가 더 많이 뭉클했고 그 마음에서 나오는 효를 배웠습니다. 

딱 일 년 전에 하늘나라에 가신 아버지에 대한 시를 저도 낭송했습니다. 용사들은 시를 담담하게 잘 낭송했는데 저는 왜 그렇게 울컥울컥 하던지요. 제가 더 철없는 사람 같았습니다. 아버지와 하고 싶은 버킷리스트도 모두 이야기를 했습니다. 아버지와 홍콩 여행을 가고 싶다, 아버지와 우리나라 3대 산을 같이 가고 싶다, 비 오는 날 아버지와 술 한 잔을 하면서 지난 이야기를 하고 싶다. 참 따뜻한 아들들이었습니다. “부모님은 기다려 주지 않아요, 살아계실 때 잘 하세요” 라고 말해주었습니다. 그리고 연예를 하고 싶다는 용사가 있어서 좋은 이성을 만나는 법을 알려 주었습니다. “짚신짝은 짚신이고 구두 짝은 구두입니다. 좋은 여자친구를 만나고 싶으면 여러분 자신의 가치를 높여야 합니다. 여러분이 좋은 인격과 좋은 사람이 되면 좋은 이성을 만날 수 있어요”라고 말하고 다음 차시 책 안내와 미션을 주고 마쳤습니다.

거리가 멀어서 꺼렸던 담양 부대가 전화위복이 되었습니다. 장거리 운전을 하지 않아서 좋고, 전화기 한 대로 여러 명이 머리를 맞대어 집중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위기는 기회라는 말이 딱 맞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멀어서 꺼린 담양 용사님들을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친밀감으로 만나 서로 소통을 잘 이루게 된 것이 감사하기만 합니다. 기회를 주신 사랑의책나누기운동본부에 감사하고, 용사들을 잘 이끌어 전화기로 가능하게 한 나희진 담당관님께 감사드리고 준비를 잘하여 대답을 너무너무 잘한 늠름한 용사님들께 진심으로 고마움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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