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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51동원지원단 독서코칭 이야기
  • 작성자. 캠프리딩
  • 등록일. 2021.01.19
  • 조회수. 280




연속기획/ 코로나19와 맞서는 온택트 독서코칭

육군 51동원지원단 독서코칭 이야기

 

기본적으로 단체생활을 해야 하는 군부대 특성상 장병들의 사회적 거리 두기는 더욱 절실한 상황이다. 이로 인해 온택트로 전환된 2020 병영독서활성화 지원사업의 독서코칭 프로그램. 강사가 직접 수업 현장에 갈 수 없는 온택트 독서코칭의 특성상, 현장을 책임지는 담당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해졌다. 강사와 담당관의 찰떡궁합을 자랑하며 6번의 독서코칭을 무사히 완료한 육군 제51동원지원단의 독서코칭 진행기를 소개한다. 구성/ 윤석호

 

온라인 시대의 비대면 독서코칭도 다르지 않아요.

 

글 조혜은 강사

 

책을 접할 수 있는 창구로 기능하는 독서코칭

2020년은 전혀 새로운 한 해였습니다. 유례없는 팬데믹 상황으로 전 세계가 위기를 겪고 있고, 매번 위기가 지나갔다고 여길 때마다 새로운 위기가 찾아왔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SF소설 속 한 장면처럼 마스크를 쓰고 사람이 사람과의 만남을 멀리해야만 하는 상황에서, 대면 강의로 진행되었던 독서코칭 역시 비대면 온라인 강의를 시도하게 되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독서코칭에서도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게 된 한 해였습니다.

제가 올해 강의를 하게 된 부대는 육군동원전력사령부 51동원지원단 이었습니다. 인근 부대에서 외부 강사로 인한 코로나 확진 사례가 나와서, 도서 선정 시점에서부터 외부 강사에 대한 출입을 통제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래도 ‘조금만 더 버티면 대면 수업을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품고 담당관과 연락하며 여름을 넘겼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10월이 되어서야 온라인 수업을 하기로 결정하고 담당관과 첫 강의 일정을 상의했습니다. 담당관께 명단을 받아 다시 5월을 맞이하는 마음으로 온라인 상황에 맞게 강의 계획서를 수정하였습니다. 독서노트 속지 첫 면에 참여 병사의 이름을 적고, 소개해 주고 싶은 책의 구절을 적거나 첫 차시 도서의 소개를 적었습니다. 얼굴을 본 적은 없지만, 병사 개개인에게 편지를 띄우듯 독서노트에 수업 참여를 당부하는 말을 적었습니다.

독서노트가 훌륭한 소통의 도구가 되어줄 것이라 믿으며, 앞으로의 수업에 필요한 재료들과 함께 부대로 택배를 보냈습니다.

 

가을이 되어서야 시작된 독서코칭

병사들이 택배를 수령하고 첫 차시 도서를 다시 볼 수 있도록 1주일의 간격을 둔 뒤 첫 수업을 시작하기로 하였습니다. 수업 공지는 카카오톡에 단체방을 만들어 하였고, 개인 활동지에 대한 피드백은 개별 카카오톡으로 전달하였습니다. 직접 만날 수 없는 상황이어서 휴대전화로 하는 연락이 병사들에게 공해처럼 느껴질까 우려되어, 처음에는 연락 횟수를 최대한 줄였습니다.

수업은 캠프리딩 사이트campreading.or.kr에 업로드 된 비대면 강의 영상을 참고하여 오리엔테이션과 수업으로 나눠 찍은 뒤 유튜브에 등록했습니다. 집중력이 흩어지지 않도록 영상은 20분을 넘기지 않도록 편집했습니다. 온라인 회의 플랫폼 줌에 파워포인트를 띄우는 방식으로 수업 영상을 녹화한 뒤, 가독성을 높이기 위해 동영상 편집 프로그램 브루에서 자막을 달았습니다.

부대에서 빔 프로젝터를 쓸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하여, 병사들이 개별적으로 영상을 시청하기로 했습니다. 시범적으로 오리엔테이션 영상을 올리고 수업자료를 배포했는데, 시청 횟수와 재생 시간이 생각만큼 많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담당관과 다시 병사들의 독후 활동을 어떻게 할지 논의하였습니다. 평일에 담당관이 참여 인원을 모아 강사가 보낸 활동지로 발표 활동을 한 뒤, 병사들이 개별적으로 강의 영상을 시청하도록 도와주기로 했습니다. 피드백을 위해 병사들이 한 독후 활동과 독서노트를 어떻게 받을지 담당관과 의논하였고, 수업이 끝난 뒤 담당관님이 사진을 찍어 강사에게 보내주면 강사가 한글 문서로 작업해 병사들에게 개별 피드백을 하기로 정하였습니다.

놀랍게도 첫 수업의 활동이 끝난 뒤, 수업에 참여한 모든 병사들이 독서노트에 빼곡히 작성한 독서감상문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주말까지 병사들의 독서감상문을 한글 파일로 정리해 일일이 메모를 달았습니다. 친밀감 형성을 위해 강사의 이야기를 예로 들거나 잘 된 부분을 칭찬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방향에 대한 조언을 적었습니다. 대면 수업에서 피드백을 할 때보다 훨씬 많은 시간이 들었지만 소통에 여러 가지 제약을 느꼈습니다.

답답한 마음에 다른 강사들은 어떻게 수업을 하는지 캠프리딩 사이트를 살피던 중 '카카오톡 라이브톡'으로 수업을 한다는 후기를 읽었습니다. 당장 두 번째 수업부터 카카오톡의 라이브톡 기능을 사용하기로 하였습니다. 병사들은 1차로 강사가 올린 강의 영상을 토요일에 각자 시청한 뒤, 2차로 월요일에 모여 라이브톡으로 강사와 함께 활동지를 했습니다. 2차시 역사 분야의 도서 황제의 세계사로 진행한 ‘세계사 퀴즈쇼’ 활동이 라이브톡으로 원활하게 진행되어, 3차시 수업부터는 병사들이 휴대전화를 쓸 수 있는 18시부터 20시까지 온전히 라이브톡으로 수업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강사의 목소리는 전할 수 있지만 병사들의 목소리는 들을 수 없기 때문에 대신 집중을 끌어내기 위해 활동지를 꼼꼼하게 준비했고 피드백 했습니다. 병사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질문과 참고 도서의 발췌본을 넣었고, 그에 대해 병사 모두가 발표할 시간을 가졌습니다.

첫 수업 시간에 병사들이 적어준 ‘독서코칭에 바라는 점’을 참고하여 병사들이 원했던 인문학에 대한 지식 얻기, 토론 활동 등을 6차시 동안 고루 배분해 넣었습니다. 강의 시간은 늘 부족했지만 모든 병사들이 수업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발표 내용은 독서노트에 적은 것을 받아 메모를 작성해 주거나, 녹음 파일로 받아 문장 수정을 해 주거나, 수업 시작 전 피드백을 하며 다음 수업과 연결하거나, 담당관님이 라이브톡을 켜는 방식으로 병사들의 목소리를 바로 듣고 강사가 카톡으로 반응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피드백 하였습니다.

두 시간 동안 온전히 도서에 집중하였고, 도서 내용을 온택트 시대와 연결하여 실질적인 지식으로 삶에 적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매체에서 예시를 준비했습니다. 마지막 수업 때는 부대 사정으로 어쩔 수 없이 수업이 30분 늦어졌는데, 고맙게도 병사들이 먼저 30분을 더 듣겠다고 하여 준비한 내용을 모두 마칠 수 있었습니다.

 

독서코칭 진행을 위해 헌신한 담당관

물론 이 모든 건 오프라인에서 담당관의 협조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수업 자료를 보내면 인원을 모아 나눠 주셨고, 수업 진행 중에 발표나 병사들의 반응 등을 카톡으로 바로 알려주셨습니다. 6차시 내내 수업이 끝난 뒤에 병사들의 독서노트나 활동지를 걷어 빠짐없이 사진 파일로 보내주어 강사가 병사들에게 바로 피드백할 수 있었습니다. 병사들의 발표를 녹음 파일로 보내주거나, 시각 과제가 있는 차시에는 담당관님이 라이브톡을 켜서 병사들의 발표 진행을 도와주셨습니다. 처음에는 담당관님 외에 카톡 창에 반응을 하는 병사들이 없었는데, 차시가 진행되며 병사들도 강사의 질문에 카톡으로 바로 답을 해주었습니다.

병사들의 도서 완독률이 높아 1주일을 간격으로 진행된 독서코칭은 한 달 반의 기간 만에 마무리되었습니다. 아쉬운 마음으로 마지막 차시에는 인터뷰 활동을 진행하였습니다. 이 차시 과제를 위해 담당관이셨던 안동수 대위님이 직접 인터뷰를 해주셨습니다. 병사들에게 자신만의 생각과 실천력을 가지고 군복무하기를 조언하는 인터뷰에 고개를 끄덕였고, 참여 인원들에게 무엇이라도 보상해 주고 싶어 하는 자상한 모습에 감동받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자발적으로 매 차시 2시간을 강사와 함께 수업해 주시고 수업 전후의 모든 일을 자신의 일이라고 말씀해 주셔서 고마움을 느꼈습니다. 온라인으로 수업을 하는 건 강사지만 어느 부대라도 오프라인에서 담당관님의 협조가 없다면 원활한 진행이 어려울 것입니다.

차시 도서로 활동한 뒤, 병사들 역시 인터뷰어와 인터뷰이가 되어 서로에게 질문하고 답을 하였습니다. 마지막 수업이라 끝인사를 한 뒤에야 원고를 받아볼 수 있었는데, 인터뷰를 보다가 코끝이 찡해졌습니다.

가장 먹고 싶은 음식을 묻는 질문에 김동현 병사는 "얼른 코로나 상황이 나아지면 휴가를 나가서 피자부터 먹을 것"이라고 답했고, 요즘 고민을 묻는 질문에 이동욱 병사는 "얼른 코로나가 진정되고 휴가를 나갔으면 한다. 집에서 아무것도 안 하고 누워만 있어도 좋을 것 같다"라고 답했습니다. 아직은 거리가 있어 보이는 김정헌 병사와 강민승 병사의 인터뷰를 읽으면서는 소리 내어 웃었고, 독서코칭 수업에 대해 이영근 병사가 "생각보다 수업이 흥미로웠고 괜찮았다. 내년에도 할 수 있으면 또 하고 싶다"라고 말한 것과 정건희 병사가 "책이랑은 거리를 쌓고 살았는데 이번 기회에 책을 진짜 오랜만에 접했다. 평생 살아가며 이번 기회에 읽은 책들이 제일 많을 것이다"라고 말한 것을 읽으며 조금 뿌듯했습니다.

대면 강의와 비교했을 때, 관계를 맺는다는 점에서 '맺는다'라는 느낌이 부족했던 것은 사실이었지만 덕분에 담당관님의 전폭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었고, 독서노트를 더 많이 활용하고 피드백을 활발하게 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직접 눈으로 확인하지 못하고 전해 듣는 반응이라서 수업을 점검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새로운 독서코칭의 방법을 모색하게 된 것에서 큰 의미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런 상황에 이렇게 밖에 만날 수 없어서인지, 올해는 병사들이 참으로 애틋하게 느껴집니다. 참여해 주신 병사들과 담당관이 있어서 가능한 수업이었습니다. 이렇게라도 수업을 할 수 있게 다양한 방법을 모색해 준 사랑의책나누기운동본부에 진심으로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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