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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을 왜 ‘독서의 계절’이라 할까?
  • 작성자. 캠프리딩
  • 등록일. 2019.09.02
  • 조회수. 252

가을을 왜 독서의 계절이라 할까?

 

/ 백원근 출판평론가

 

 

가을은 천고마비의 계절이라 할 만큼 아침과 저녁 날씨가 선선하고 낮에도 덥지 않아 활동하기에 좋은 계절이다. 물론 책 읽기에도 더없이 좋은 계절이다.

하지만 날씨가 너무 좋은 까닭에 각종 연례 행사나 야외 활동이 가장 많이 집중된 시기이기도 하다. 그래서 가을을 두고 독서의 계절이라고 하는 속사정으로, 사람들이 책을 사서 읽지 않으니 출판계와 서점계에서 책 좀 읽읍시다!’라는 절절한 소망을 담아 강조하는(만들어낸) 말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실제로 서점 매장에 손님의 발길이 가장 없는 계절이 가을이다. 우리나라에서 책이 가장 많이 팔리는 때는 여름방학(7~8)과 겨울방학(1~2) 기간이다. 특히 이 시기의 주말에는 대형서점 매장이 북새통처럼 붐빈다. 국민의 독서율이 매년 떨어진다는 말이 실감 나지 않을 정도다. 물 만난 물고기처럼, 소설이라는 물고기가 물을 만나는 때가 바로 여름이다. 소설 시장의 최대 성수기다. 학생들의 방학, 직장인의 휴가 시즌이 겹치는 까닭이다.   

책과 관련된 수많은 어록 가운데 최근에 느낌이 확 오는 말들을 하는 사람이 있다.

 책은 인생의 조망권을 높여준다(책 안 읽으면 지하나 반지하 사는 거고, 많이 읽을수록 높은 층에 사는 거다!)”

사람들은 책에 대한 연민과 죄책감이 있는 것 같다. 책을 못 읽어준 것에 대한, 자기 뇌에 대한 죄책감

누구나책마음이 있는데, 누가 그 마음을 움직여주면 얘가 확 움직여서 책을 사고 책이 손에 들린다

“(책을 정말 읽으려 한다면) 책을 읽지 않으면 죽는다!고 결심해라”   등등.

70만 명이 넘는 팬을 거느린 유튜브 채널 <김미경TV>독한 언니김미경이 그 주인공이다. 그가 유튜브에서 소개하는 책들이 40대 이상 중장년의 마음을 움직이며 대거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르고 있다. 한참 재미난 이야기를 듣고 있다 보면, 그 책이 너무나 읽고 싶어진다. 놀라운 재주다. 출판사들이 책을 소개해 달라고 매달리는 것은 당연지사다.

특히 그가 만든책마음이란 조어는 책을 읽고 싶은 마음은 있으나 평소에 자주 읽지 못하는 사람들의 상태를 명쾌하게 짚어낸 표현이다. 이걸 건드려주면 된다니! 독서 전도사답다.

이제 앞의 두 단락을 연결해보자. 올여름에 독서시장에서책마음을 건드린 분야는 다름 아닌 장르소설 이었다. 국내 최대 인터넷 서점에서 지난 5년간(1~7)의 소설 판매량을 집계해 보았더니, 올해 장르소설 판매량이 작년보다도 20.7%나 증가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한다.

더운 몸을 식히는 데는 에어컨이 최고지만, 더운 머리를 식히는 데는 역시 장르소설이나 영화가 제격이다. 『돌이킬 수 없는 약속』, 『봉제인형 살인사건』, 『사일런트 페이션트』, 『숨』 등의 장르소설이 소설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대거 올랐다. 놀랍게도 여성 독자가 남성보다 6 4의 비율로 더 많았다.

『돌이킬 수 없는 약속』은 주인공이 과거에 저지른 죄와 15년 전에 했던 어떤 약속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미스터리를 그렸다. 『사일런트 페이션트』는 사람의 마음에 생겨나는 어두운 감정을 심리 스릴러로 그려낸 이야기다.

그런데 이처럼 인기가 높아진 소설 분야에서 최고 인기를 누린 작품은 정작 장르소설이 아니었다.

오늘, 당신에게 대한민국이란 무엇입니까?”란 비장한 질문을 띠지에 박은 터프한 이야기꾼 조정래의 장편소설 『천년의 질문』이다. 3권짜리 분량이라 긴 편이지만, 단숨에 읽히는 시대소설이다. 도대체 무슨 이야기이길래 그런지 궁금한 분은 지체하지 말고 확인하시라.       

4월은 과학의 달, 5월은 가정의 달, 6월은 호국보훈의 달, 그리고 11월은 불조심 강조의 달이다. 그럼 9월은 무슨 달일까? 아는 병사가 있다면 맛있는 짜장면과 원하는 책 한 권을 사주고 싶다. 다름 아닌독서의 달이다.

 독서의 계절은 일종의 설일지 모르지만, 9월은 엄연히 독서문화진흥법이 정한독서의 달이다. 독서의 달에 재미나면서도 묵직한 이야기로책마음을 건드려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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